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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PKU (학부)

북경대/인턴일기 -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달부터 첫 인턴 & 중국에서 인턴 구하는 법

by Hexagon_ 2021. 2. 24.

저번 여권 재발급 포스팅에서 갑작스레 인턴에 붙었고 그렇게 여권 재발급이랑 인턴 비자랑 꼬여버린 사연을 구구절절 소개했었다. 인턴을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해서 먼저 썼어야 했는데...

아오 이놈의 여권이 내 겨울방학 후반부의 모든것을 꼬아버리더니 포스팅 순서마저 꼬였네

 

중국에서 여권 재발급 받기(1) - 온라인 접수 실패, DHL 긴급배송 신청, 북경 대사관 방문

2021.02.19 금요일 0. 사건의 발단 발등에 불이 붙었다. 원래는 여유롭게 다음주에 여권 재발급 받으려고 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인턴에 합격해버렸고 (인턴과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쓰겠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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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래서, "회사에서 비자 문제 해결해줘야 하는 유학생" + "취업 어려운 비상경계 문과생" 두 가지의 핸디캡을 가진 내가 어쩌다가 한국계 기업도 아닌 쌩 중국 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는가에 대해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간단히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나 왜 붙은거지...?


0. 인턴은 왜? 그것도 중국 기업에서?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나중에 취업할때 이력서의 경력란에 한 줄이라도 더 채워야하니까.

구체적인 목표는 아직 없지만, 일단은 졸업→군대→한국에서 취업 (인생의 절반을 중국에서 보냈는데 20대 후반부터는 그냥 한국인처럼 살고 싶어...) 이 대략적인 인생 계획이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 인턴이 더 유리한게 아닌가 싶지만, 요즘 한국 기업 인턴은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다. 직무경력이 0인 내가 뽑힐 가능성도 극히 낮고.

그냥 첫 인턴은 닥치는대로 이력서 넣고 제발 한 놈만 걸리라는 마인드로 찾아다녔다(...)

 

그렇게 붙은게 한 중소기업(이지만 완전 무명도 아니고, 스타트업 비스무리한거라 기업 분위기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었음. 페이가 심하게 약하긴 하지만 무급인턴보단 나으니까...) 의 마케팅 관련 인턴. 솔직히 내 요즘 관심분야는 마케팅보다는 데이터 애널라이징에 더 가까운데, 아직은 코딩은 커녕 SPSS도 제대로 다룰 줄 몰라서 이건 나중에 천천히 공부하면서 고민해보기로.

 


1. 구직 정보는 어디서 찾지?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구인구직 사이트나 원하는 회사 홈페이지의 인재영입 페이지, 둘째는 소위 "内推"라고 부르는 추천인 제도, 셋째는 인턴 정보 단톡방이 있다.

 


한국에 잡코리아, 사람인이 있다면 중국엔 58同城, boss直聘, 智联招聘이 있다. 이 중 인턴을 찾는 사이트로 boss直聘实习僧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추천받았는데, boss直聘은 인턴 뿐만 아니라 직원 채용 공고도 섞여있어서 쓰기 다소 불편해 주로 인턴 공고 전문 사이트인 实习僧으로 이력서를 많이 넣었다. 그렇게 나의 첫 인턴도 实习僧을 통해 찾았다.

각 사이트들의 사용 방법이야 비슷비슷하다. 위챗 스캔으로 로그인/회원가입을 거친 다음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제작하거나 pdf형식의 이력서를 직접 업로드하고, 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이력서를 넣고 연락을 기다리면 끝. 다만 한번에 갑자기 무수히 많은 연락이 올 수 있으니 너무 마구잡이로 넣지는 말자 (본인 경험 피셜).

 

텐센트 인턴 모집공고

혹은 직접 본인이 원하는 회사 사이트의 인재 영입 페이지에서도 인턴 채용공고를 확인해볼수 있다. 특히 바이트댄스, 디디, 텐센트 등 대기업은 이런게 잘 되어있으니 인턴 공고 사이트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본사 사이트도 들어가보자. 참고로 인턴 모집은 대개 "校园招聘(캠퍼스 채용)"같은 하위 분류에 깊숙히 숨어있어서 처음에는 찾기가 좀 어려울 수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 주최한 인턴 면접 강연을 들은적이 있는데, 거기서 강연자분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채용 공고는 전체 채용 공고의 20%에 불과하다" 라고 하신 말씀이 매우 인상깊었다.

이 말은 즉, 80%의 채용 기회는 회사 내부에서 거의 다 마감되었고, 우리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외부로 공개된 채용 정보들은 (특히 대기업이라면) 사실상 "이미 뽑을 사람 다 뽑고 나머지 빈 자리 뽑는 채용공고".

 

그럼 나머지 80%의 채용은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면, 중국의 기업에는 정직원이나 인턴에게 일정의 신규채용 추천 TO를 배정해주는 소위 内推라는 제도가 매우 보편화되있다. 이러한 회사 내부에서 배정되는 TO는 정원이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다소 낮은 편이고 (그렇다고 낙하산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일부 채용정보는 아예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오직 内推로만 얻을 수 있기도 한다.

그러므로 선배들, 특히 본인이 원하는 분야 관련 회사에 인턴으로 재직중이거나 정직원 채용이 확정된, 혹은 졸업하고 이미 직장생활중이신 선배들이랑 미리미리 친해지면 나중에 이 内推를 받을 기회가 높아지고, 인턴을 구하는 루트도 훨씬 수월해진다.

 


인턴 정보 공유 단톡방은 위에서 소개한 구인구직 사이트와 내부 추천제도의 종합체? 라고 할 수 있다. 그냥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공개된 정보를 퍼다르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인턴 후임자를 구하거나 대기업 HR이 직접 공유하는, 사실상 内推나 다름없는 귀한 인턴 정보들도 간간히 올라온다.

다만 이런 인턴 정보 단톡방도 어느정도 인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2. 이력서는 어떻게 만들지?

일단 중국의 이력서 양식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절대 그냥 한국어 이력서 번역해서 제출하면 안된다.

사진 클릭 시 확대 가능

당장 구글에 "이력서"와 "简历"라고 검색한 결과만 비교해봐도 생김새가 확 다르다는걸 알 수 있다 (사실 오른쪽 검색결과도 쓸데없이 화려해서 좋은 예시는 아니지만 대충 생긴건 이렇다는 뜻). 좀 더 자세히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1. 레이아웃 - 한국식 이력서처럼 표를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면 된다. 애초에 표 만드는게 더 번거롭고

2. 사진 - 케바케. 붙여야 한다 붙이면 안된다 의견이 분분한데, 내 개인적인 결론은 "이력서에 사진 꼭 붙이라고 한게 아닌 이상 붙이지 말자. 단 본인 외모에 매우 자신이 있는 경우는 예외."

3. 신상정보 - 이름, 연락처, 성별 정도면 끝. 듣기로는 중국인이 공기업 입사지원할때 민족 호적지까지 다 써야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사기업은 그럴 필요 없다.

요정도. 전체적으로 오히려 미국식 Resume와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텅 빈 워드문서 앞두고 이력서를 어떻게 만들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超级简历(WonderCV)라는 사이트를 추천한다. 레이아웃은 물론이고 시간순/역순 자동 정렬, 이력서에 자주 사용하는 용어 추천(!!)까지 해주는 무서운 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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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나처럼 노션으로 만들어도 된다.

이쯤되면 진심 노션에 환장한 사람...


직무 경력도 없는데 이력서에 뭐를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교내활동이나 대외활동으로 본인의 경험을 어필하면 된다. 동아리나 학생회에서 무슨 직무를 담당했고 주로 어떠한 업무를 진행했는지, 정 안되면 조별과제한 내용을 "모 수업 프로젝트 참여 경력"이라고 MSG 조금 첨가해서 써넣어도 된다.

(물론 대부분 회사는 실무 경력이 있는 인턴생을 선호하긴 하지만...)

경력과 구직의 모순은 중국 역시 다를게 없다.


3.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하지?

면접은 한국 기업이나 중국 기업이나 다 똑같다. 자기소개 해보세요, 왜 우리 회사 지원하셨어요, 본인의 장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등등. 정말 별거 없다. 단지 중국어로 준비해야 한다는 차이일 뿐.

다만 "한국인 유학생"이라는 특징이 회사의 다국적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판단해보기 위해 한국의 문화, 한국과 중국의 차이점 등 질문을 받을수도 있다. 예전에 한 회사의 면접에서 "우리 회사 제품과 관한 한국인 고객들의 니즈를 간단히 서술해봐라"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머릿속이 텅 비어서 그냥 아무말 대잔치하고 면접 망침.

 


4. 학생 비자로 인턴해도 돼?

이건 다음편에서 설명.

 

북경대/인턴일기 - 발등에 불 붙이며 여권 재발급과 동시에 인턴비자 만들기 (제발 따라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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