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 보기: 북경대/개강일기(1) - 한국인 대상 중국 비자 발급 재개, 중국 학생비자(X1비자) 준비물 및 발급과정
2020. 08. 26, 간신히 항공권 구매 성공
한국에 있는 한국유학생도 오프라인 개강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은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밥먹는 시간 제외하면 항공권만 알아본듯 하다. 매일 중정공 새로고침하면서 항공편 정보 알아보고, 건너건너 알게된 여행사들 위챗 친추해서 틈날때마다 어느 도시든 상관없으니 8월말~9월초 적당한 가격의 항공권 나온거 있냐 물어보고, 나중에는 항공사 사이트도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다.
항공사 사이트는 죄다 매진 아니면 검색결과 자체가 나오지 않았고, 도대체 어떻게 표를 구한건지 모르겠는 여행사들은 한화 백만원이 넘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만 불렀다. 중정공을 통해 제주-시안 항공편이 그나마 구하기 수월하다는 정보를 구했으나 제주도까지 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공석을 눈 앞에 두고 포기.
그래, 그냥 겁나게 비싼 표라도 구해서 가자...하던 와중 대한항공에서 인천-톈진 노선을 운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한항공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두둥, 9월 8일 394000원! 경이롭고 혜자스러운 가격에 수하물 규정이고 시간이고 뭐고 냅다 예약하기 버튼부터 눌렀다.
하필 대한항공 아이디랑 비번이 크롬에 저장되있지 않아 성급하게 비회원 예약을 눌렀고, 손 떨면서 일일이 이름 메일주소 입력하고 간신히 최종 결제까지 성공했다.
메일함에 도착해있는 e티켓을 봐도,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네 고객님 e티켓 발급되신거면 확약 맞습니다" (다른 문의사항이 있어서 전화하는김에 물어본거임. 콜센터 민폐 아님.) 라는 답변을 듣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날 며칠 발품 팔면서 난리를 쳤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그것도 생각치도 못하게 낮은 가격과 생각치도 못하게 가까운 취항지에...
그리고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 50만원도 안하는 표를 100만원 넘게 팔면 여행사는 대체 얼마나 폭리를 취한건지, 중국 정부는 또 왜 중국 여행사에게만 항공권을 몰빵해주는건지...참으로 이기적인 인간들.
참, 다른 지역 입국자들의 리뷰글을 보니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항공기 앞 좌석부터 차례대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좌석은 가급적 앞으로 배정받는게 좋다고 한다. 뒷쪽에 있으면 착륙하고 거의 1시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늘 하던대로 예매를 끝내자마자 온라인으로 가능한 가장 앞으로 사전 좌석배정을 마쳤다. 제발 공항에 도착했더니 좌석이 갑자기 변경되는 일은 없기를...
그나저나 문제는 항공편이 9시 15분 출발이다. 지방에 살기 때문에 출국 당일에는 공항버스 3시간+체크인 3시간, 즉 6시간 전에 집에서 출발해야하고, 때문에 항상 정오나 오후 비행기를 예매해왔는데, 이시국엔 그런거 따위 따질 겨를이 없다.
공항버스 시간이 새벽 1시 아니면 6시고, 제일 빠른 KTX도 8시쯤에 서울역 도착이라 그냥 공항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
인천공항은 원래 노숙 명소로 유명하니 노숙을 할까 아주 잠깐 생각을 해봤지만, (아마도) 빡세진 세관 검사, 톈진 도착 후 건강측정과 핵산검사, 호텔 배정 후 이동...13년 중국 생활중 유래없는 빡센 입국과정이 될거라 예상이 됐기 때문에 차라리 돈으로 편안한 취침환경을 구매하기로 결정.
예전에 인천공항에 "다락휴"라는 캡슐호텔(사실 객실이 좁고 가격이 공항 근처 일반호텔 대비 저렴할 뿐, 일반적인 의미의 캡슐호텔은 아니다.)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 있어서 이번 기회에 그곳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이른시간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갈 일 생기면 여기서 하룻밤 묵고 가야지~" 했었는데...이게 지금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ㅠㅠ
다락휴 예약은 네이버로는 불가능하고, 공식 사이트에서 하는게 제일 확실하다. 하룻밤 자고 가려면 반드시 Overnight로 골라야하고, 가격은 1박 싱글베드 샤워실X (공용샤워실 사용가능) 기준 56,000원.
대한항공이라 2터미널 출발인데, 다락휴 2터미널점은 9월까지 영업중지라 어쩔수 없이 1터미널점으로 예약했다. 어차피 두 터미널을 편리하게 연결하는 공항철도와 셔틀버스가 있으므로 크게 문제는 없다.
예약을 완료하면 메일로 이렇게 예약정보가 날라오고, 해외입국자는 이곳에서 자가격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전화도 온다.
2020. 09. 03, PCR검사
많이들 누차 강조하는 사실이지만, PCR검사는 반드시 중국대사관 지정 병원에서 받아야한다! 안그러면 항공사에서 아예 탑승을 거부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놈의 지정병원 명단은 하도 자주 업데이트돼서 반드시 최신 정보를 잘 알고 가야한다. 명단이 업데이트 되면서 병원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지만 삭제되는 경우도 잦기 때문.
최신 명단은 아래 링크에 들어가서, 指定核酸检测机构 대충 이런 단어가 써있는 게시글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주한중국대사관의 공지에 의하면, 한국시간 9월 9일 0시 이후 출발하는 한국발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의 PCR검사 음성확인서 발급시간 제한이 출발 전 120시간에서 7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일부 고위험 국가는 이미 이전에 위와 같이 단축한 바 있다.)
천만다행이도 나는 9월 8일 출국이라 나와는 관련 없는 조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애초에 소수자들의 편의는 무시한채 예고도 없이 정책을 바꿔버리는걸 좋아해서 언제 또 뭐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불안해진다. PCR검사 유효기간 단축 대상자도 어제 12일에서 오늘 갑자기 9일로 바꿔버린 마당에...
2021년 1월 6일 업데이트: 2020년 12월 30일 업데이트된 대사관 지정병원 명단에서 전주 예수병원이 삭제되었다. 아래 내용은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길 바라며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정책은 수시로 바뀌므로 항상 최신 정보를 기준으로 준비하시길.
병원마다 줄만 서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예약을 해야하는 곳이 있으므로 사전에 전화로 병원 상황에 대해 알아보는것을 권장한다. 내가 검사받은 전주 예수병원은 예약제였는데, 평소에 사람이 많아서인지 선택이 가능한 시간대가 제한적이었다.
병원으로 바로 들어가면 안되고 밖에 천막이나 컨테이너 박스와 "선별 진료소"라고 써있는곳으로 가서 검사 받는건 아마 전국 모든 병원의 공통사항이 아닐까 싶다.
컨테이너 창구로 가서 이름을 확인한 다음, 예약하면서 출국용 영문진단서를 달라고 해서 그런지 직원분이 여권도 달라고 했다. 예전에 후기글 같은데 보면 검사지 수령할때만 여권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가급적 검사받을때도 가지고 가는 걸 권장한다.
해열제 먹었는지, 확진자 접촉했는지 등 사항을 물어보는 검사 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줄을 서서 기다린다. 줄을 서던 중 방역복으로 무장한 직원이 검사실에서 나와서 사람들에게 검사 용도를 물어보기도 했다. 나는 출국이라고 대답했더니 출국 사유(???)까지 물어봐서 솔직하게 유학이라고 대답해줬다. 설마 미쳤다고 이시국에 여행갈까봐 물어보는건가...?
3시 예약이었고 2시 50분쯤에 도착했는데 한 3시 15분이 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컨테이너였는지 원래 안쓰던 창고였는지 아무튼 간이 검사실 같은곳에 들어가서 다시 한번 이름을 확인한 다음, 공포의 면봉 세례가 시작되었다.
다른 병원은 모르겠으나 예수병원에선 목과 코 둘다 검사했다. 목은 헛구역질이 나는듯한 고통이 아주 잠깐 느껴졌을 뿐 그렇게 아프진 않았다. 문제는 콧구멍......면봉을 거의 목과 연결되있는 곳까지 쑤욱 집어넣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빙글빙글 돌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을 정도. 수영장에서 실수로 코에 물이 들어가는것보다 기분은 덜 나쁜데, 순간적인 고통은 더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병원에서 나와서 한 10분 정도는 코가 뻥 뚫려있는 느낌이었다.
검사실에서 나와 98,000원 가량을 결제하고(카드 가능), 결과지 수령 시간과 장소를 안내받으면 끝이다. 예수병원 기준 목요일에 검사하면 금요일 오후에 결과지 수령이 가능하고, 선별진료소가 아닌 병원 내부 수령이다. 또한 본인 수령만 가능하며, 가족이 수령할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위임장, 본인 신분증과 대리인 신분증을 가져가야 한다. 듣기만 해도 귀찮다.
예전에 출국 후기에서 본 검사지 양식을 다운받아가서 이런식으로 주는게 맞는지 보여줬는데, 이건 수령할때 물어보면 된다고 한다.
2020. 09. 04, PCR 영문결과지 수령
집에서 나갈때쯤 결과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어제 받은 안내대로 병원 가정의학과 창구에 가서 이름 확인, 여권(영문명 및 여권번호 확인용이라 사본 가능)을 건네주고 기다렸다가 결과지를 수령했다. 따로 "이 양식으로 나오는게 맞느냐" 물어보는걸 깜박했는데, 사전에 알아본 양식에 있던 항목들 다 있는것으로 보아 문제는 없어보인다. (정확한건 공항에 가봐야 알겠지만...)
결과지를 들고 수납처로 나가서 2만원을 지불하면 결과지에 병원 직인을 딱 찍어주신다. 발급 일자는 9월 4일로 나와있긴 하지만, 검사받은 날짜가 떡하니 찍혀있는게 약간 불안하긴 하다. 정확히 5일 전에 검사를 받은것도 인정해주는거 맞겠지?
다음 편 보기: 북경대/개강일기(3) - 대한항공 모바일 체크인, KTX+공항철도로 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인천공항 출국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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