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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PKU (학부)

북경대/인턴일기 - 황사로 시작해서 폭우로 끝난 출근 첫 주, 타의적 월급 루팡이 된 기분이야

by Hexagon_ 2021. 3. 21.

저번 글 읽기: 북경대/인턴일기 - 북경대 제3병원(北医三院) 핵산검사

 

북경대/인턴일기 - 북경대 제3병원(北医三院) 핵산검사

저번 글 보기: 북경대/인턴일기 - 발등에 불 붙이며 여권 재발급과 동시에 인턴비자 만들기 (제발 따라하지 마세요) 북경대/인턴일기 - 발등에 불 붙이며 여권 재발급과 동시에 인턴비자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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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5 월요일

두근두근 첫출근!

인데 베이징에 근 10년 이래 최대 황사가 불어온다네 ^^

 

버스 타고 가려다가 길이 엄청 막힌다고 해서 이 날씨에 자전거 타고 출근했다. 황사 뚫고 파워라이딩 하기 = 사실상 멀리뛰기 모래구덩이에 몸 집어넣기.

 

회사 도착 후 비밀서약서, 노예근로계약서 작성하고, 학생증 복사본 등 서류들 제출해주고, 출퇴근 기록용 얼굴정보를 등록한 후 임시 사원증을 받아 정식 출근 준비 끝!

 

부서이동이 발생하지 않는 한 3개월동안 나와 함께 할 사무실 자리.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어딘지 노출시키고 싶지 않고, 만에 하나 사무실 전경을 찍어 올리는게 비밀서약서에 위배되는 내용일 수 있어 이렇게 구석탱이 부분만 찍었다.)

(참고로 컴퓨터는 내꺼임. 회사에서 제공해주지 않고 알아서 챙겨야한다. 다음 인턴은 꼭 맥북 제공해주는 회사로 가야지.)

 

첫 출근 수속 밟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시간이 되었다. 공짜는 아니고 임직원 할인이 있음. 다음 인턴은 꼭 점심 무료로 제공해주는 대기업으로 가야지.

학식보다는 비싸지만 반찬을 엄청 많이 담아줘서 가성비는 오히려 여기가 더 좋은듯. 반찬 3개 골랐는데 배 터질뻔.

 

첫날이라 그런지 할일이 없었다. 옆자리 직원이 막 나한테 먹을것도 던져주고...

그래서 과제나 하다가 퇴근시간이 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숨만 쉬었는데 100위안 거저 받은 기분.

 


2021.3.18 목요일

화, 수요일엔 수업이 있어서 출근은 월, 목, 금요일에만 한다.

아침은 鸡蛋热汤面. 공장 조미료 넣고 끓인 라면에 계란후라이랑 청경채 넣고 파는 음식이 뭐가 맛있냐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한테는 원픽 아침 학식임.

시간 계산 잘못해서 5분만에 한 그릇 흡입하고 출근하러감.

 

흐 날씨 좋다

이게 출근길이지

 

한번 놓치면 2분은 기다려야 하는 마의 신호등만 빼면 ^^

 

저번에 반찬 3개 담고 배 터질뻔해서 이번에는 2개만 담았다. 근데도 다 못먹을뻔함...

 

여전히 할일이 없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할일을 "아예 안준다". 이상하다. 주변 직원들도 뭐 타오바오 하고 웨이보 보고 그러긴 하지만 다들 최소한 "일거리"는 있다. 인턴이 원래 이런건가. 그렇다기엔 내 주변에 바이트댄스같은 대기업에서 인턴하는 친구들은 새벽까지 야근하고 심지어는 출장도 가던데.

 

뭐 그러면 3개월동안 꿀만 빨다 경력 쌓는거지 ^_^

 

퇴근하고 본캠에서 교양수업 들으러 온 의대 친구랑 같이 밥 먹고 나이차 얻어먹었다. 친구야 고마워 히힛

 

2학기 동아리 신입 모집 행사 D-1.

금요일에 풀강인 학생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금, 토요일 이틀동안 진행하는데 금요일에 출근하는 저를 생각해주세요 ㅠㅠ

 


2021.3.19 금요일!!!

새로 지은 식당에 아침 메뉴가 새로 나왔다고 하여 얼리어답터가 되보았다. 새우만두는 맛있는데 한입 크기에 2.5위안이라 좀 에바고, 나머지 두 이름도 기억 안나는 빵은 그저 그랬음. 다시는 안 사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다시 사먹지는 않을듯. (뭐라고?)

 

첫날, 둘째날 점심 모두 직원들이랑 같이 먹었는데 오늘은 부서 정직원들끼리 회식이 있어서 나보고 알아서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더 저렴한 학식 먹으러+동아리 신입 모집 행사 구경하러 (당신 3학년이야 이런 행사따위 즐길 나이가 아니라고) 학교로 달려옴. 회사가 학교랑 가까워서 참 다행이여. 

 

여전히 할일이 없다. 과제도 쓰기 싫어서 컴퓨터 앞에서 멍 때리고 있었더니 리더가 졸리면 밖에서 산책이라도 갔다오던가 회사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라도 사마시라고 했다. 귀를 의심했다. 이쯤되면 무단결근 아닌가...?

소심하게 회사 입구에서 산책 잠깐 하다가 스벅은 비싸서 커피는 안사고 올라왔다. 잠시 후 리더가 밖으로 나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차를 사들고 왔다. 이 회사 기업문화 진짜 자유분방하네...?

 

출근할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우산을 챙기긴 했는데, 장대비가 쏟아질줄은 몰랐다.

 

버스 기다리다가 퇴근시간 도로 상황을 보고 버스 타는게 오히려 오래 걸릴듯 하여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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