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 보기: 북경대/탈출일기(1) - 조기귀국을 결정한 이유, 귀국 준비과정 및 필요 서류
2022.06.07 - 베이징에서 홍콩까지 (CX331)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하지만 2년만에 와보는 수도공항 제3터미널.
사람이 별로 없어 굉장히 한산하다. 화면으로 항공편 현황을 한번 봤는데 국제선은 타이베이, 카라치, 홍콩 3편이 전부.
캐세이퍼시픽은 D카운터에서 체크인을 진행한다. 아마 공항에서 사람이 제일 많이 몰려있던곳. 택시가 생각보다 빨리 달려서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줄 서는데만 꼬박 1시간이 걸려서 시간이 딱 맞게 되었다.
차례가 되면 미리 출력해돈 PCR검사 영문결과지와 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준다. 주의할점은 이름 역시 영문이어야 한다. 옆에 체크인하시던분은 이름이 중국어로 되있어서 체크인하다가 막혔는데 무사히 탑승하셨는지 모르겠음.
무게조절 대성공.
이제 저 게이트만 넘어가면 베이징은 당분간 안녕.
짐검사를 끝내고 내려왔으면 예전에는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구역으로 향했지만, 지금은 승객이 적어서 그런지 셔틀트레인을 운영하지 않고 셔틀버스로 탑승구역으로 향했다.
사람도 없고 면세점들도 문을 거의 다 닫은 면세구역. 제작년 중국으로 들어왔을때의 인천공항보다 더 썰렁했다. 밥을 먹을거라면 반드시 출국심사 전 구역의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해결하고 들어가자.
보딩게이트는 밑에 있지만 하늘 구경 하려고 윗층에서 기다리다가 보딩 시간 될때쯤에야 내려갔다.
뭐야 내 탑승교 돌려줘요
착석. 2-4-2배열의 항공기중 창가 자리로 배정했는데, 방역수칙 때문인지 내 옆에 사람이 타지 않았다. 개꿀.
베이징 이제 진짜 안녕.
석양에 반사된 구름. 이내 곧 해가 져서 어두워졌고, 홍콩에 도착했다.
분명 항공권 예약정보부터 보딩패스까지 9시 도착이라 했는데 8시 조금 넘어서 착륙했다. 설마 환승편이라고 멍청하게 도착시간을 홍콩시간이 아니라 한국시간으로 잘못 적은건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뭐 당황할것 없이 Transfer 안내판 따라서 쭉 걸어가면 된다.
여권과 짐 검사를 끝내면 바로 탑승구역으로 통한다. 이제부터 아무도 간섭 안하니 그냥 알아서 노숙할 자리 찾아야함.
이미 저녁 9시가 가까운 시간이라 다들 문을 닫은건지, 아니면 그냥 코시국이라 영업을 잠시 중단한건지 홍콩공항의 면세구역도 베이징과 별 다를바 없이 황량했다.
탑승게이트 주변 휴식공간의 모습. 이미 여기에 자리잡고 누워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요즘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애초에 공항이 굉장히 크니 노숙할 터 잡으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홍콩에서 경유하는데 걱정되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전원이었는데 (본토와 홍콩는 전원 어댑터 규격이 다르다),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이 USB 포트가 공항 곳곳에 널려있었다. 놀랍게도 Type-C 포트까지 있다!
다만 최대 출력 규격이 25W라 (5W밖에 없는 일부 공공장소에 비하면 감지덕지지만) 노트북 충전은 어려워보인다.
의자에 아무리 편하게 누워보려고 해도 허리가 아작날것 같아서 차라리 돈 내고 라운지에서라도 자기로 결정.
근데 정작 라운지는 못찾고, 구석져서 사람이 거의 없는 탑승 대기실을 발견했다.
다른 게이트들과 달리 이곳은 의자의 종류들이 다양했는데, 사진처럼 의자가 좀 더 편하거나, 아니면 아예 누우라고 있는 의자들이 곳곳에 있었다. 눕기 그나마 편하고 아늑한곳을 하나 찾아서 잠자리를 청했다.
2022.06.08 - 홍콩에서 인천까지 (CX418)
의자가 편하다 한들 완전히 누워지지가 않고, 하도 공항이 밝고 안내방송이 시끄러워서 중간에 몇번을 깼는지 모르겠다. 컨디션이 완전 엉망이었음. 다음에 노숙할 일이 생긴다면 귀마개 혹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그리고 안대는 꼭 들고와야겠다. (담요나 침낭까지는 필요없고 그냥 얇은 긴팔 긴바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홍콩이 에어컨을 엄청 세게 틀기로 유명한건 사실이지만 극악의 습기까지 완전히 제거해주지는 못하기때문에 겨울마냥 춥지는 않기 때문.)
마지막으로 깬게 7시도 채 안되서였는데, 더 자기엔 잠자리가 워낙 불편하고 배도 고파서 그냥 일찍 일어났다.
아무리 공항을 둘러봐도 열려있는 식당이 딱 하나밖에 없었다. 편의점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컵라면이 들어있는 자판기는 홍콩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했다(어째서...) 뜨끈한 컵라면을 먹고싶었으나 포기하고 결국 저 식당에서 58HKD나 하는 맛없는 국수로 아침을 때웠다.
외국인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결제가 안되니 굶기 싫으면 해외결제 카드나 현금을 필히 들고가자. 아니면 캐리어에 컵라면을 챙겨와도 된다.
무슨 이유인지 25번부터 80번 게이트는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하는 통제구역에 있었다. 안에는 음식점같은게 없기 때문에 급하게 들어갈 필요가 없으니, 점심 다 먹고 들어가면 딱 맞다.
그래도 면세점, 에그타르트 가게 몇몇은 열려있으니 들어가도 볼거리가 아예 없진 않다.
아침에 폭우가 내리고 하늘도 우중충해서 제때 이륙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했는데, 다행히 대규모 연착은 없었다.
북경-홍콩 항공편보다 맛이 없었던 기내식. Beef with rice랑 Fish with potatoes 두 옵션이 있었는데 불고기볶음 같은걸 생각해서 소고기로 주문했는데 토마토소스에 버무려진 질긴 소고기 덮밥이었다. 그냥 생선 먹을걸...
그래도 간식으로 하겐다즈 나오니까 용서해줌.
착륙 후 여권과 미리 작성해둔 Q-code, 혹은 건강상태 종이와 음성확인서 출력물을 준비해야한다.
다들 큐코드가 빠르다는걸 알아서 그런지 큐코드 줄이 종이서류 줄보다 약 3배 정도 길었지만 걸리는 시간은 거의 비슷했다. 무엇보다 짐이 한가득인데 음성확인서 출력물을 번거롭게 꺼낼 필요가 없다는게 큰 장점인듯.
검역단계를 나오면 우리가 알던 익숙한 입국심사, 수하물 찾기, 세관신고를 거치고, 출국장으로 나오게 된다.
그럼 바로 집으로 가면 끝!
입국 후 3일 내에 관할 주소지 보건소 (요즘 한국은 시/군/구 보건소에서만 PCR검사를 진행하고 동네 보건지소에서는 항원검사만 가능한 모양이다.) 에 가서 PCR검사를 받아야하는데, 문자로 온 안내대로 신분증을 들고 보건소에 가서 "해외입국자 PCR검사 받으러왔다"고 하면 된다. 가격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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