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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즈: 스카이라인

시티즈 스카이라인 2 나흘간 플레이해본 후기: 전작과의 차이점과 장단점들, 추천 or 비추천?

by Hexagon_ 2023. 10. 30.

한국시간 10월 25일 새벽 1시, 전설의 도시 경영 게임 시티즈: 스카이라인(이하 시티즈1)의 후속작인 "시티즈: 스카이라인 II"(이하 시티즈2)가 정식으로 발매되었다. 시티즈1은 게임을 잘 하지 않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질리지 않고 꾸준히 했던 게임인지라 당연히 사전구매까지 마쳤고, 출시 첫날부터 지금까지 플레이하며 느낀 장단점들과 전작과의 차이점들, 그리고 구매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끄적여본다.


장점들 혹은 개선된 점들

현저히 좋아진 그래픽

시티즈2에서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부분. 건물들의 빛 반사, 물의 흐름, 야경의 구현 등 모든 면에서 그래픽이 전작 대비 훨씬 현실적이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과장 하나 안섞고 각도와 설정만 잘 잡아주면 인게임 스샷이 현실 도시와 헷갈릴 정도. 백번 설명해봐야 어떤 느낌인지 와닿지 않을테니 직접 비교해보자.

출처: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홈페이지

또한 시티즈1에서는 일부 건물들 (특히 고층 건물들)의 디자인이 과하게 미래지향적이고 게임스러워서 전반적인 도시 경관에 해를 끼쳤던 반면, 2의 건물들은 이런 비현실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덜어내고 현실성에 치중한 덕분에 훨씬 현실적인 도시를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악명 높은 도넛밴과 핫도그밴은 이제 안녕!


더 자유롭고 다양해진 건설 툴

첫 장면부터 팬들을 기절시킨 사전구매 트레일러 영상. (https://youtu.be/MX9YWu5wkGg?si=VbSXr-j2pKjsEPqF)

트레일러 영상에서 시티즈1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불러왔고, 정식 출시 이후에도 가장 많은 호평을 받은건 단언컨데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 도로 건설 도구일것이다. 전작에서는 모드 없이는 절대 구현히 불가능했던 현실적인 고속도로 나들목 디자인과 차선 설계, 횡단보도 추가/제거와 좌회전/우회전 금지 등 기능들을 시티즈2에서는 바닐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무브잇의 세밀한 노드 조정, TM:PE의 차선 단위의 신호 제어같은 더 세밀한 기능들은 빠져있어 여전히 모드가 절실하지만,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장족의 발전이라고 하는데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것이다. 이 부분은 워낙 설명할게 많아 나중에 쓸 공략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모드급 건설 도구는 철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철도 분기점이나 삼각선을 만들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더군다나 일부 시티즈 유튜버들의 테스트 결과 폐색구간 연산까지 구현되어 모드 없이 단선철도 구현도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길찾기 AI가 천지개벽 수준으로 개선된 점 역시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아왔다. 시티즈1에서는 운전자들이 길을 찾는 방식이 매우 단순하여 (무조건 최단경로 우선, 거리가 같은 경로가 여러개일 경우 큰 길 우선) 툭하면 길이 막히고 차선 하나에만 차량들이 몰려있는 한줄서기 현상이 심해 도로망 설계 공략이 따로 존재할 정도였는데, 시티즈2는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감지하여 경로를 계산하는 덕분에 교통체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더 다양해진 건물 종류들

시티즈1에서는 자동으로 올라오는 RCI 건물들의 종류가 비교적 단순해 건물 올리는 재미가 비교적 덜했지만 (기껏해야 그린시티랑 보행자 DLC 구매해서 특화건물 짓는 정도), 시티즈2는 주거구역의 종류가 무려 6종류로 늘어났고, 사무구역 역시 저밀도와 고밀도 두 종류로 나눠졌으며, 대부분 건물들은 기본적으로 유럽과 북미 두 스타일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즉 나중에 dlc나 모드로 더 많은 스타일이 추가될 여지가 보인다).

저밀도-중밀도-고밀도 순으로 변화하는 도시의 경관.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건물 높이의 다양화였다. 주거구역 안에서만 해도 건물들의 높이가 저/중/고밀도로 다양해진데다가 고밀도 주거와 사무구역의 경우 건물 층수가 마천루급으로 충분히 높아진 덕에, 별도의 에셋 없이도 구역 설정만 잘 하면 더 자연스럽고 대도시같은 화려한 도시를 조성하는게 가능해졌다.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해금되며 한 도시에 단 하나만 지을 수 있는 고유건물은 시티즈2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하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시티즈1의 고유건물은 오피스 빌딩이든 대저택이든 무조건 관광지의 역할을 했던 반면, 2에서의 고유건물은 일반 RCI 건물과 똑같이 주거, 상업, 산업, 사무 기능을 한다.

또 한가지 미세하게 좋아진 점으로, 2에서는 고유건물들을 짓거나 옮기는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일부 DLC 및 모드 흡수

전작에서는 DLC를 구매해야만 구현이 가능했던 기능들이 이제는 바닐라에서 기본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면 애프터다크의 택시, 스노우폴의 겨울(1년 내내 겨울이 아니라 사계절 시스템 구현)과 트램, 보행자&광장의 보행자 도로 등.

일부 서드파티 모드 기능 역시 게임 기본 기능으로 흡수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시티즈1에서는 시외버스, 철도 등 시외교통 경로를 수동으로 설정하고 싶다면 별도의 모드가 필요했으나, 2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원한다.


개선된 도시 레벨업 및 기능 해금 방식

오로지 도시 인구만을 기준으로 도시가 레벨업되고, 레벨업을 할때마다 기능들이 우르르 해금되었던 시티즈1과 다르게, 2에서는 인구 증가, 시민 행복도 증가, 건물 건설 등 여러 조건들을 만족하여 경험치를 쌓고, 이를 통해 레벨업이 되는 방식이다. 또한 레벨업으로 자동 해금되는 기능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에 불과하고, 그 외에는 레벨업 과정에서 얻는 "마일스톤"으로 도시 개발 트리에서 원하는 기능들을 교환할 수 있다. 즉 도시 레벨업을 위해 인구를 주구장창 늘리는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어졌고, 내 취향과 입맛에 맞게 도시 서비스들을 해금하고 업그레이드 하는게 가능해졌다.

다만 지금까지 플레이해보니 그래도 기본적인 해금 우선순위, 즉 원활한 도시 발전을 위해서 가급적 빨리 해금하는게 좋은 기능들은 따로 있는데, 이는 나중에 더 자세히 소개해보겠다.


그 외 더 쉬워진 요소들

후술하겠지만 시티즈2의 게임 난이도는 전작 대비 매우 높아졌다. 그래도 좀 덜 번거로워졌거나 더 쉬워진 요소들도 몇 있는데, 지금까지 플레이해보며 느낀 점들은 아래와 같다.

  • 1에서는 수도관을 일일이 도시 전역에 깔아주고, 전기의 경우 인접한 건물을 통해서만 전달돼서 서로 떨어져있는 건물들은 전신주로 전력망 연결이 필요했었는데, 2에서는 고속도로를 제외한 모든 도로에 수도관과 저압 전선이 매립되어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또한 전기의 외부 수출입이 가능해져 도시 초반에 발전소를 지어야한다는 부담이 사라졌고, 잉여 전력을 외부로 판매하여 흑자를 낼 수도 있다.
  • 1에서는 지하철역, 고밀도 상업구역 등 현실에서는 주거지 옆에 자주 보이는 시설들이 강한 소음을 유발해 주거구역과 가깝게 배치하면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는데, 2에서는 소음이 줄어져 배치에 제약이 좀 덜해졌다.
  • 지형 편집툴을 도시 극초반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토양 구매/반출 비용이 없어졌다. (즉 1의 "토양 무제한" 옵션이 기본값이다.) 편집툴의 크기와 강도를 더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건 덤.
  • 만약 도시에 특정 서비스 건물이 없다면 1에서는 시민들이 끝까지 불편을 호소하다가 도시를 떠났지만, 2에서는 외부에서 서비스 차량이 오거나 시민들이 도시 외부로 나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극단적이게 서비스 건물을 하나도 안짓더라도 도시가 굴러가긴 한다.)

단점들

권장 사양의 급상승

사실상 모든 장점을 씹어먹어버린 단점. 베타 플레이 엠바고 해제 후 사양 요구사항과 최적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나왔고, 결국 최초 릴리즈 직후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에서조차 버벅임, 대도시 달성 후 강제종료, 심지어는 게임 실행 불가 등 이슈들로 인해 한때 스팀 평가가 "대체로 부정적"을 찍기도 했다.

출시 바로 다음날 최적화 패치가 진행되어 성능 이슈는 "그나마" 개선되었으나, 완전히 개선까지는 아직 한참 멀어 (진지하게 차세대 그래픽 카드가 출시되는게 더 빠를지도) 이 글을 작성중인 현재 (10월 30일) 스팀 평가 "복합적"을 기록중. 전작이 "매우 긍정적"을 기록한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산더미같은 버그

출시 초기 한정 모든 장점을 씹어먹어버린 단점(2). 출시 이후 가장 눈에 띄며 가장 많은 불평을 받은 버그로는 상업건물의 "고객 부족" 메시지 과다가 있고, 그 외에 세이브파일 불러오기 버그, 너무 밝은 야경, 쓰레기 수거 버그, 지형 버그, 전문대학 수요 과다, "아이템 오버랩"으로 인한 건물 철거 불가 등등 정상적인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버그가 너무 많아 매일같이 레딧과 갤러리에서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출시된지 이틀만에 포럼에서 "시티즈2의 모든 경제 체계는 가짜다" 라는 충격적인 실험 결과가 나와 (대충 상품의 공급은 도시의 수요와 아무 상관이 없고, 수입과 수출이 "되는 시늉"만 한다는 내용) 많은 플레이어들을 좌절감에 빠뜨렸는데, 그나마 다행인건 논란이 확산되자 개발사측에서 이를 인지하고 고치겠다고 공식적으로 답변했다는거.


이상하게 틀어지는 도로망

버그 못지않게 많은 플레이어들을 짜증나게 만든, 그러나 높은 확률로 버그는 아니고 도로 건설 툴 자체의 문제인 단점. 시티즈1에서는 어지간한 네모반듯한 도로망이면 건물을 올리는 칸이 딱딱 맞아떨어졌지만, 2에서는 도로를 아무리 직각으로 만들더라도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극도로 미세한 각도 틀어짐과 지형 굴곡 등으로 인해 칸이 기괴하게 틀어져버리기 쉽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건물 그래픽이 좋아서 막상 건물을 올리고 나면 도시 경관은 만족스럽다는거(...)


오히려 사라진 일부 기능들

전작에선 유료 DLC 요소였는데 기본 내장이 된 기능들도 있지만, 반대로 본래 무료였는데 되려 사라져 불편해진 기능들도 꽤나 존재한다. 대표적인걸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고가 전철역이 있다. 나중에 DLC로 팔아먹으려는 수작이라는 가설이 매우 유력하다.

(참고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전작의 "경로 탐색" 기능이 없어진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2에서는 시민들이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바꾸기 때문에 예상 경로 추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제거된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 부족한 건물 모델링

색깔만 다르고 디자인은 똑같은 건물이 붙어서 올라와있는 모습.

비록 RCI 건물의 유형 자체는 전작 대비 다양해졌지만, 단일 유형 내의 건물 모델링은 여전히 다양성이 부족, 심지어는 오히려 더 단조로워졌다. 특히 유럽식 저밀도 주거구역의 경우 아예 똑같은 건물들만 올라와서 징징빌라냐는 불만도 나오는 중.

물론 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더 다양한 크기의 건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나, 그래도 나무 하나하나 시뮬레이션할 시간에 건물 모델링을 몇가지만 더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리고 상술했듯이 에셋이나 DLC를 통해 유럽/미국 외 스타일의 건물이 추가될 여지도 있으니, 미래에 충분히 해결이 가능할 문제로 보인다.


단점인지 장점인지 애매한것들

훨씬 높아진 난이도

그나마 2만 인구를 달성하고 나서는 안정적이게 흑자를 내고있다.

시티즈2에서 첫 도시를 만들며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이다. 전작에서는 도시 극초반에 착실히 수요에 따라 도시를 확장하고 무리한 기반 시설 건설만 피한다면 중반부터는 돈을 쓸어모으기 때문에 도시 재정 관리에는 어려움이 거의 없었던 반면, 2에서는 기반시설 건설비와 유지비가 상당히 오른 탓에 최소한 인구 1~2만명을 찍기 전까지는 흑자를 내기가 매우 어려워 정부 보조금과 레벨업 상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대도시로 올라갈수록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구조다. 물론 덕분에 게임하는 재미는 늘어났지만.

 

이 외에도 갓길주차와 주차장 수요, 대기오염의 추가, 현저히 낮아진 대중교통 선호도 등 여러 변화들이 생겨 시티즈1을 하던 습관 그대로 도시를 만들다가 당황스러웠던 순간들이 많았다. 좀 더 플레이해보고 연구를 해봐야할듯.


더 커진 건물들, 그리고 건물 모듈 추가

시티즈1에서 면적이 큰 건물이라고 하면 대형 공원, 센트럴 파크, ChirpX 발사장 정도가 전부였지만, 2에서는 그 정도 사이즈는 기본이다. 도시 초반에 해금되는 공동묘지는 면적이 전작의 몇배에 달하고, 학교는 그냥 주택단지 밀고 지으면 될 줄 알았으나 해금하고보니 그 크기가 상상 이상으로 커서 아예 따로 캠퍼스타운을 만들어야 할 정도.

또한 일부 건물들에는 수용 인원이나 성능을 올려주는 모듈 업그레이드 기능이 새로 추가되었는데, 이게 기존 건물 위에 다른 건물을 추가하는 방식도 있는 반면 건물 옆에 추가하는 방식도 있어서 예상했던것보다 더 많은 땅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아예 전작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건물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걸로 기차/지하철 차고지인데, 전작에서는 역과 경로만 만들어주면 열차가 자동으로 뿅 하고 나타났지만, 이제는 차고지를 짓고 연결까지 시켜줘야만 열차가 생성된다. 현실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운 변화지만, 문제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차고지의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다는거.


그래서 살까 말까?

만약 시티즈1, 내지 심시티를 해본 경험이 있어 시티빌더 게임을 좋아한다면, 지르고 후회할 일은 절대 없을거다. 비록 아직 최적화 이슈와 버그들이 남아있지만 개발사에서도 이를 꾸준히 개선중이고, 당장은 높은 그래픽을 포기하고 어느정도 옵션 타협을 한다면 아예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정 불안하다면 최적화 이슈가 어느정도 잠잠해질때까지 기다려도 되지만 과연 그때까지 참을 수 있을까?

 

만약 시티빌더 게임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라면, 시티즈2로 입문하는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비록 앞에서 난이도가 많이 높다고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작 대비" 기준이지, 오히려 전작을 플레이해본적이 없다면 비교대상이 없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수도 있다. 오히려 난이도의 평가에 겁먹고 1로 찍먹해봤자 어차피 언젠가는 2를 지르게 될테니, 두번 결제할바에 차라리 한번에 2로 입문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된다.

 

다만, 만약 시티즈1조차 어렵게 느껴져서 스팀 라이브러리 한쪽에서 방치중이라면, 시티빌더 장르 자체가 본인한테 맞지 않는걸수도 있다. 최소한 시티즈1에서 자금 무제한 없이 글로벌시티를 만들 수 있을 수준까지 연습을 해보고 나서 살지 말지 판단하는것도 늦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음편 보기: 시티즈 스카이라인 2 공략 - 1화: 맵 선택, 초기 인프라, 도시 계획, 마일스톤

 

시티즈 스카이라인 2 공략 - 1화: 맵 선택, 초기 인프라, 도시 계획, 마일스톤

저번편 보기: 시티즈 스카이라인 2 나흘간 플레이해본 후기: 전작과의 차이점과 장단점들, 추천 or 비추천? 시티즈 스카이라인 2 나흘간 플레이해본 후기: 전작과의 차이점과 장단점들, 추천 or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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