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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회복무요원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준비물편

by Hexagon_ 2022. 11. 18.

10월 27일 입소부터 11월 17일 수료까지, 장장 3주에 걸친 보충역 기초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아직 기억이 남아있을때 후딱 써버리는 논산 육군훈련소 후기 시리즈, 첫편은 준비물과 기타 준비사항에 대한 기록으로 시작해본다.


입영통지 알림톡 도착 & PCR검사

관심도 없는 산업기능요원 모집 관련 메시지를 시도때도 없이 보내던 병무청 알림톡이 약 1달 전부터는 드디어 입소에 필요한 중요한 공지들을 보내기 시작한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전북지방병무청 기준, 한달 전에는 소집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설문조사 링크를 보내는데 상황에 맞게 작성해서 제출하면 되고, 약 2주 임박했을때는 코로나 관련 알림톡들을 보내주는데 확진이 됐다거나 백신접종 등으로 인해 입영을 연기해야할 경우에 대한 조치를 알려주니 잘 읽어주면 된다.

 

1주일 전에는 입소 2~3일 전에 PCR검사를 미리 받으라는 알림톡을 보내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받아도 입소할때는 아무 문제 없지만 받는걸 매우 권장한다.

어차피 입소할때 PCR 결과는 확인도 안하고 입소 당일 신속항원검사+다음날 PCR 검사를 진행하지만, 만약 양성이 떠버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짐 싸고 집으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병역 일정이 꼬이는 불상사를 막고싶다면 미리 PCR 검사를 통해 귀가조치 당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게 좋다.

 

전주시보건소코로나 19 > 선별진료소

선별 진료소 현황 선별진료 의료기관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 전주시보건소 063-281-6341~6344 재난안전대책본부 063-281-2219 코로나19 선별진료 의료기관의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시군

health.jeonju.go.kr

전주시의 경우 각 보건소에서는 PCR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화산체육관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중이다. 입영 목적이라면 검사는 공짜.


준비물

육군훈련소에서는 어지간한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은 모두 보급해주기 때문에 극단적이게 나사카, 입영통지서, 휴대폰만 들고가도 이론상 살아남을 수는 있지만, 3주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다 윤택하게 보내고자 한다면 아래 추천하는 준비물들을 착실하게 챙겨가자.

(매우 주관적인 리스트이며, 각 연대마다 정책이 달라 반입이 금지되는 품목이 있을 수 있다. 28연대는 귀중품/담배/스마트워치/처방약 정도만 수거해갔고, 그 외 반입금지 품목이라고 흔히 알려져있는 물티슈, 책, 상비약 같은건 전혀 터치하지 않음.)

진짜 필수품
  • 나라사랑카드, 혹은 신분증+기타 신용/체크카드: 신분증이나 나사카가 없으면 입영을 못한다. 카드를 챙겨야하는 이유는 공중전화와 px 쇼핑을 위한건데, 나사카는 전월실적 없이 5%~20% 할인이 적용되니 가능하면 다른 카드 말고 나사카를 챙기는걸 강력하게 권장한다.
  • 휴대폰+충전기: 못들고가는줄 알고 정지시키거나 아예 안들고오는 사람이 있는데, 입소하면 더캠프 인편확인 목적으로 거의 매일 10분씩 쓸 수 있다. 그리고 입소할때 coov 어플로 백신 접종 정보도 조회해야해서 필수. (A타입 분리형 충전기는 반입이 안되거나 글루건으로 봉쇄한다는 정보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거 없었음.)
없으면 후회하는 사실상 필수품
  • 캐리어 혹은 엄청 큰 베낭: "비행기 탈때 신발벗기" 와 같은 농담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거짓말 아니고 진짜 들고가야한다. 자대배치받고 남는 물건들은 집으로 택배 부치는 현역들과 다르게, 보충역들은 수료하면서 신던 활동화부터 px에서 산 화장품들까지 싹다 본인이 챙겨가야 하기 때문에 캐리어 안들고가면 진짜 땅치고 후회한다.
    수료 당일 혼자 알아서 집에 가든 부모님이 차 끌고 데리러오시든, 일단 생활관에서 수료식 장소까지 짐들을 옮겨야하므로 캐리어는 그냥! 무조건! 챙기는걸 추천한다.
  • 마스크 귀 보호대: 훈련소에서는 밥먹을때, 씻을때, 잘때 (권장하나 필수는 아님) 제외하고는 상시로 마스크를 써야해서 며칠 지내다보면 거짓말 안하고 진짜 귓등에 피가 난다. 마스크 끈을 감싸는 실리콘 보호대든 양쪽 끈을 목 뒤로 묶는 고리든 형태는 상관 없다.
  • 바디워시, 샴푸, 폼클렌저: 비누 하나만 갖고 세수하고 몸 씻고 머리감기 싫으면 필수. 올리브영에서 파는 파란색 올인원도 괜찮지만 폼클렌저 대용으로는 별로다.
  • 스킨케어 제품: 특히 겨울철에 세수하고 아무것도 안바르면 피부 쩍쩍 갈라진다. 물론 스킨부터 로션까지 풀세트로 챙겨가면 귀찮으니 올인원 제품으로 챙기는걸 추천한다.
  • 귀마개: 14명이 한곳에 모여서 자는데 코골이 하는 사람이 없을수가 없다. 사격훈련 전에 보급해주는데 그땐 이미 2주차인데다가 퀄리티가 상당히 구리다.
  • 물티슈: 그냥 평소에 쓸일이 많다. 청소를 한다던가, 테이블을 닦는다던가, 손을 씻어야 하는데 당장 화장실에 못간다던가 등등. 화장실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므로 볼일 볼때 쓸 목적이라면 물에 녹는거로 사야한다.
  • 여분의 팬티와 수건: 보급을 각각 2장씩밖에 안해줘서 극도로 부족하다. (사회에서 입던 의류는 훈련소에서 착용하지 않는게 원칙이지만, 팬티는 어차피 안보인다.)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삶의 질이 현저히 올라가는 준비물
  • 에코백 혹은 작은 가방: 캐리어에 넣기 애매한 자잘자잘한 물건들, 예를들면 입소 당일 작성한 서류나 수료식 당일 휴대폰을 넣을 용도의 작은 가방을 들고가면 물건 넣고 빼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 : 2차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지 않아 주로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1주차(이하 "격리기간") 에는 시간 때우는데 책만한게 없다. 다만 격리가 풀린 2주차부터는 복도에 있는 진중문고 서적을 사용할 수 있고, 그 쯤 되면 생활관 동기들이랑 친해져서 노가리 까느라 바쁠테니 한 권 정도면 충분하다.
  • 트럼프카드, 체스, 장기, 보드게임, 젠가 등: 역시 격리기간 시간 때우는 용도. 동기들이랑 노가리 깔 소재 떨어졌을때 같이 놀면 시간 순삭.
  • 텀블러: 격리기간에는 생수를 무제한으로 제공해서 필요가 없지만, 격리가 풀리면 복도의 정수기로 물을 마셔야한다. 물론 생활관에 비치된 6.25전쟁때부터 쓰던거라고 해도 믿을법한 낡은 수통이나, 격리기간에 마시고 남은 페트병에 물을 담아도 되지만.
  • 야광 달린 손목시계: 격리기간 및 격리해제 초반에는 불침번을 생활관별로 서기 때문에 필수지만, 그 이후에는 소대 단위로 서기 때문에 복도에 있는 시계를 보면 된다. 그리고 입소 초반에 하도 시계를 자주 쳐다보면 가뜩이나 안가는 시간이 체감상 더 느려진다는 부작용이 있다.
  • 유성매직: 생활관마다 2~3자루 비치되있지만 쓸일이 많기 때문에 본인꺼 하나 있으면 좀 편하다.
  • 칫솔: 보급해주는 칫솔은 칫솔모가 하도 쎄서 잇몸 상하기 쉽다.
  • 가그린: 통상적으로 매일 식사 후 양치시간이 있지만, 일정이 워낙 빡빡하면 양치도 못하고 바로 다음 일과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 후딱 화장실 가서 가글해주면 입안이 그나마 상쾌해진다.
  • 선크림: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서 딱히 얼굴이 탈 일은 없지만, 발라도 나쁠건 없다. 
  • 면도크림: 면도기는 제공하는데 크림은 제공하지 않는다. 비누나 폼클렌저 거품으로 대체할수는 있지만.
  • 샤워 바구니: 샤워장 갈때 갈아입을 옷이며 칫솔이며 샴푸며 수건이며 여러 물건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하는데, 이때 바구니같은게 있으면 굉장히 편하다. 훈련소에서 방수팩을 보급하긴 하는데 이건 크기가 많이 작아서 불편하다.
  • 반창고, 상비약: 다음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육군훈련소의 진료 체계는 워낙 개판이라 가벼운 상처나 감기같은 간단한 질병들은 차라리 알아서 처치하는게 낫다.
  • 면봉: 총기손질할때 유용한데 보충역은 총기손질 그렇게 자주 안한다. 집에 쟁여놓은거 대충 챙겨가면 됨.
  • 보조배터리 (가급적 대용량): 한 생활관에 콘센트가 많아봤자 6개다. 보조배터리 있으면 폰 충전 쟁탈전 피하기 가능.
안챙겨도 되는 물건들
  • 프린트된 입영통지서: 휴대폰에 저장한 pdf 파일로 대체 가능. 종이로 된게 오히려 꺼내고 찾고 하느라 귀찮다.
  • 현금: px에서는 현금 안받고 오로지 카드만 사용이 가능하다. 입소/수료 당일에 쓸 소정의 비상금만 챙기면 되고, 대신 나사카에 돈 두둑히 넣어올것.
  • 비누, 치약, 샤워타올, 면도기, 손톱깎이, 휴지, 옷걸이, 손수건, 마스크... : 훈련소에서 다 보급해준다. 휴지가 부족하니까 꼭 챙기라는 사람도 있는데 난 오히려 집에 갖고 와야 할 정도로 남아돌았음.
  • 라이트펜: 생활관 동기 한명이 불침번 설때 쓴다고 가져왔다가 너무 어그로 끌려서 안씀. 그리고 보충역은 야간행군 안한다.
  • 위장크림: 써본적도 없다.
  • 여분의 양말: 팬티와 다르게 양말은 사제라는게 겉으로 잘 보여서 들고와봤자 못신는다. 더군다나 양말은 4쌍이나 줌.
  • 무릎, 팔꿈치 보호대: 각개전투할때 지급해주는건 구려서 사제 챙기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차피 보충역은 각개 빡세게 안하고, 보호대 있어봤자 팔다리에 나는 상처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난 딱히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음.
  • 깔창: 있으면 물론 편하겠지만 없다고 못걸어다닐 수준은 아니다. 발바닥이 연약하다면 모르겠지만.

그 외에 본인이 그림쟁이라면 필기구와 공책 필수, 취침할때 빛에 민감하면 안대 필수, 워낙 저시력자라 안경 없이 못살면 여분 안경 필수, 장이 민감하다면 유산균 필수 등등... 각자 본인의 상황에 맞게 챙겨가면 된다. 만약 짐을 싸면서 "이게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넣자. 어차피 캐리어 공간은 넉넉하고, 음식물처럼 부패되기 쉬운 물건이 아닌 이상 반입금지 품목을 뺏고 안돌려주는일은 거의 없다.

px는 별도의 포상을 받지 않는 한 마지막 주말에야 갈 수 있으므로, 부족한 물건을 px에서 산다는 생각은 안하는게 낫다.


머리 길이

입영통지서에는 3cm이라고 되있지만 이게 실제로 봤을때는 상당히 길어보이고 입소하면 더 길어지기 때문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빡빡 밀면 나중에 수료하고도 한동안 빡빡이로 살아야하니 적당하게 15mm정도로 밀고가면 된다.


인편지기?

나는 만들기는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이 슈퍼인싸가 아닌 이상 꼭 만들 필요는 없는듯.

과거 휴대폰도 못쓰고 뉴스 시청도 불가능했던 시절에는 인편지기가 포상전화와 함께 유이한 바깥세상과의 소통 수단이었지만, 요즘은 거의 매일 저녁에 2시간동안 YTN도 시청하게 해주고 더캠프 어플 사용 목적으로 휴대폰도 10분씩 사용하게 해줘서 훈련소와 바깥 사회가 아예 단절되지 않기 때문에, 인편을 받으면 물론 기분은 좋지만 그렇다고 절실할 정도는 아니었다.

남들은 인편 받는데 나만 못받으면 서럽지 않냐고 물을수도 있는데, 일단 내가 있던 생활관에는 매일 인편받는 사람은 없었고 3주 내내 인편을 하나도 못받은 사람이 오히려 대다수였다.

 

만약 인편을 받고자 한다면 더캠프 어플보다는 육군훈련소 홈페이지를 사용하라고 알려주는걸 추천한다. 더캠프는 사용하는 방법도 복잡하고 휴대폰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반면, 육훈소 홈페이지는 생년월일과 입소일만 알면 되고 훈련소에서 매일 저녁 출력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소중한 휴대폰 사용 시간을 잡아먹지 않는다.


꿀팁: 내가 들어갈 연대 미리 확인하는법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서 "행사일정안내" 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월별 입영/수료식 일정이 뜨는데, 여기서 본인 수료일로 넘어가서 수료식 정보를 눌러보면 어떤 연대가 참여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위 사진처럼 한 기수에 여러 연대가 훈련병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둘 중 어느 연대로 배정받을지는 온전히 운에 맏겨야한다.


다음편 보기: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입소 당일편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입소 당일편

저번 글 보기: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준비물편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준비물편 10월 27일 입소부터 11월 17일 수료까지, 장장 3주에 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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