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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자격증

데이터분석 준전문가 (ADsP) 37회 독학 합격 후기 (살면서 처음으로 남들에게 비추천하는 자격증)

by Hexagon_ 2023. 5. 24.

통계공부를 하기 위해 사회조사분석사를 응시하였듯이, 통계에서 좀 더 심화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고싶어 관련 자격증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현존하는 데이터분석 분야의 자격증은 대부분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서 시행하는데, 이 중 내가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은 ADsP, SQLD, 빅데이터분석기사가 있었다. SQLD는 유효기간이 있는데다가 SQL에 큰 흥미가 없어서 보류, 빅분기는 필기+실기로 나눠져있고 난이도가 높아보여서 먼저 ADsP를 취득한 다음 이를 발판삼아 추후에 빅분기를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나는 시험이 끝나고 이러한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시험 일정 및 접수하기

ADsP는 응시 조건이 존재하지 않아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다. 접수는 데이터자격검정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일정에 맞춰 접수 신청을 넣으면 되며, 접수 과정은 큐넷처럼 서버가 과부하가 걸린다거나 하는거 없이 매우 수월했다.

실기 없이 필기 시험 한번만 치르며, 1년에 총 4회 진행한다. 접수 비용은 무려 5만원...! 비슷한 자격증 시험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비싼 편이다. 기회도 몇번 없고 접수비도 비싸니 가급적 1트에 합격하자.

접수 전 홈페이지의 시험 일정 리스트 옆에 "고사장" 버튼을 눌러 미리 고사장 배정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각보다 고사장이 있는 지역이 적어 (매회 시험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서울/광역시/강원도/제주도/경기남부에만 있다) 접수 전 미리 그나마 가까운 고사장이 어딘지를 파악해놓는게 좋다.


교재 및 유용한 사이트

 

2023 ADsP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 (사은품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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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시험 공부는 민트책 (데이터에듀에서 출판한 ADsP 수험서인데 겉표지가 민트색이라 민트책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 딱 한권으로만 준비했다. 민트책 외에 황소걸음, 이지패스(미어캣) 출판사의 교재도 나름 많이 쓰이고, 인강으로는 eduatoz가 유명하다.

 

민트책의 장점은 각 개념 해설 옆에 이 개념은 어떤 방식으로 시험에 출제되는지, 어떤 부분이 특히 시험에 많이 나오는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있어 교재 1회독 하면서 "이건 대체 시험에 어떻게 나온다는거지?" "얼마나 빠삭하게 외워야 하는거지?" 에 대한 걱정이 그나마 적었다. 또한 시중에 민트책이 제일 흔하다보니 타 수험서 대비 관련 정보들을 찾기가 제일 쉽다.

단점은 일단 오타가 너어어어어어어무 많다. 이 출판사는 검수 과정이라는게 없는게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 들 정도로 오타가 심각하다. 구매 전 이미 민트책의 오타에 대한 악명은 익히 들었으나, 최신버전인 2023버전은 그나마 나을 줄 알았더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정오표를 반드시 확인하면서 공부하자 (심지어 정오표가 수시로 업데이트되니 수시로 확인해야한다). 그 외에 어려운 개념들의 설명이 다소 빈약하여 비전공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모의고사와 기출문제의 해설이 좀 부실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데이터 전문가 포럼 (빅데이터분석기사... : 네이버 카페

빅데이터분석기사, ADP, ADsP, SQLP, SQLD, DAP, DAsP, 자격증 취득 등 데이터 전문가 커뮤니티입니다.

cafe.naver.com

교재나 인강 말고도 "데이터 전문가 포럼"이라는 네이버 카페가 있는데, 여긴 ADsP 응시자라면 무조건 가입해야하는 카페라고 생각한다.

시험 개념 요약본, 시험 후기같은 꿀정보들이 많이 쌓여있고, 질문이 올라오면 다들 매우 친절하게 답변을 달아줘서 궁금증이 생기면 직접 질문글을 올려도 되고, 검색을 통해 과거 질문글들 사이에서 원하는 답변을 찾을 수 있다. ("민트책 xxx페이지" 이런식으로 검색하면 본인의 질문이 카페에 이미 존재할 확률이 매우 높다.)

 

[ADsP] 1과목~3과목 개념 정리

★ : 기출 Contents 1. 데이터 이해 1-1. 데이터의 이해 1-2. 데이터의 가치와 미래 1-3. 가치 창조를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와 전략 인사이트 2. 데이터 분석 기획 2-1. 데이터 분석 기획의 이해 2-2. 분석

airsbigdata.tistory.com

개념 요약본은 인터넷에 찾아보면 매우 많은데 나는 위 링크의 정리본을 사용했다. 분량이 많아 "요약"과는 거리가 다소 멀지만, 기출문제에 나왔던 내용은 별표로 표기되있어 실질적으로 봐야하는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았고, 기억이 나지 않는 개념은 Ctrl+F로 검색이 가능해 보기 편했다.


시험 내용 및 공부 기간

시험은 1과목 데이터 이해, 2과목 데이터분석 기획, 3과목 데이터 분석 총 3과목으로 이뤄져있다.

1, 2과목은 데이터란 무엇인가, 데이터는 어떻게 저장되고 분석되는가, 데이터 분석은 어떻게 기획되는가와 같은 데이터의 기본 개념과 비즈니스 분야에서의 활용에 대한 이론 지식 위주이며, 각각 객관식 8문항, 단답형 2문항으로 구성되있다. 이론답게 단순 암기성 내용이 많아 매우 문과스러운(?) 과목이다.

3과목은 본격적으로 데이터 관리 (결측값 처리, 이상치 분석 등), 통계분석 (사회조사분석사 시험 내용이랑 상당부분이 겹침), 데이터마이닝 (군집분석, 연관분석 등) 같은 데이터 관련 기술에 관한 내용이 출제되며, 객관식 24문항+단답형 6문항으로 구성되있다. 역시나 개념 암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나, 알고리즘이나 회귀분석같은 매우 이과적이고 기초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운 내용 위주라서 암기 난이도가 1, 2과목에 비해 훨씬 높다.

(참고로 R언어 역시 시험범위에 포함되지만, 최근 몇년동안은 R언어의 기능을 직접 묻는 질문은 나온적이 한번도 없고, 출력 결과 보고 답변 작성하기 정도의 형식으로만 출제된다.)

 

배점은 문항 당 2점이며, 컴활1급 필기와 마찬가지로 합격 컷트라인은 총점 60점, 과목 당 정답률 40%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1, 2과목이 쉽고 3과목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1, 2과목에서 교재에 콩알만한 글씨로만 써있는 그런 지엽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오고 총 문항수도 10개밖에 되지 않아 과락이 나오기 쉬워 조심해야한다.

또한 ADsP는 "단답형"이라는 아주 사악한 문제 유형이 존재한다. 주로 개념에 대한 설명을 던져주고 그 개념이 무엇인지를 직접 작성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며, 3과목에서는 계산 문제도 자주 나온다. 소거법이나 찍기법에 의존하지 말고 이론 착실히 외우라는 출제위원들의 의도는 이해한다만 진짜 시험 준비의 난이도를 열 배는 높힌 사악한 존재다. ㅠㅠ

사회조사분석사 작업형 시험을 끝내고나서야 ADsP 공부를 시작했으니, 시험 준비 기간은 4월 28일부터 5월 20일까지 총 3주, 하루에 평균 3~4시간 정도 공부한듯. 참고로 나의 관련 지식 베이스는 컴활1급에서 배운 데이터베이스 관련 지식 아주 조금, 사회조사분석사에 나오는 통계지식이 전부다.

많이들 그리 어려운 시험은 아니라고, 비전공자도 2주 심지어는 3일(?!)만에 합격한다고 하는데, 3일만에 합격했다는 분들은 머리가 비범하게 좋은건지 사실 노베이스가 아닌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로 쉬운 시험은 아닌 것 같다...

1주차에는 파트1이랑 파트2 개념공부, 2주차에는 파트3 개념공부, 그리고 마지막주에는 민트책에 수록된 모의고사와 복원문제를 다 풀고 오답정리를 하고 요약본을 돌려보면서 공부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파트 1,2가 파트3보다 비중과 난이도가 낮다는 이유로 3-1-2 순서대로 공부하는걸 추천하던데, 난 그걸 나중에야 알아서(...) 그냥 1-2-3 순서대로 공부했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시험장 & 37회 시험 후기

전주에는 ADsP 고사장이 없어 그나마 가까운 대전에서 시험을 치렀다.

대전만년중학교 시험장. 역세권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곳에 버스정류장이 있었고, 교내에 주차도 가능한 모양이나 주차장이 그리 넓어보이진 않았다. 교실 컨디션은 준수한 편.

5만원이나 하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결시자가 꽤 있었다. 20명 있는 시험장인데 결시한 사람이 5~6명 정도.

37회 시험은...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1, 2과목과 단답형 문제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3과목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상승해서 막판에 찍은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사회연결망 분석같은 교재에 나오지 않은 문제가 몇몇 있어서 당황했던건 덤. 시험을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보니 다행히도(?) 나만 어렵다고 느낀게 아니었다.

그렇게 주말동안 시험에 대해 잊고 지내다가, 월요일에 호기심에 카페에 들어가보니 출제오류와 범위 외 시험문제 출제로 시끄러워있었다. 알고보니 사회연결망 분석과 텍스트 마이닝은 나만 공부를 안한게 아니라 애초에 ADsP의 범위가 아니라서 나오면 안되는 문제였고, 마지막 문제에서 분산분석표에 0이 하나 빠진 오류도 있었다고 한다.

출처: https://cafe.naver.com/sqlpd/53797

결국엔 오류가 발생한 4문제 모두 전원 정답 처리로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8점을 거저 받아서 기분이 좋기보다는 5만원이나 받는 국가공인 자격증 시험에 이렇게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는건 자격증 자체의 공신력과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기 때문에 ADsP를 괜히 응시했다는 후회가 더 컸다. 더군다나 이러한 오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이번에도 말로만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다음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개인적으로 시간과 응시자격이 된다면 괜히 ADsP로 시간과 돈 낭비 하지 말고, 아예 처음부터 빅데이터분석기사를 준비하는걸 추천한다. 비록 시행기관은 똑같지만, 그나마 민간자격인 ADsP와 다르게 빅분기는 국가기술자격이라 공신력이 더 높고 출제검수도 더 철저히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실기시험이 있는 빅분기와 다르게, ADsP는 5만원이나 받는 주제에 실기시험도 없고 개념만 주구장창 외우기만 하면 되서 시험 공부를 하는 도중에도 "정말 이 자격증을 따면 내가 데이터분석 역량을 갖추게 될까?" 라는 의문이 자주 들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자격증이라고 생각한다.


6월 10일 업데이트:

4시에 시험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가 4시 15분쯤이 되서야 생각나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로그인을 하고 결과확인 버튼을 누르니 서버 대기열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근데 황당하게도 큐넷처럼 완전히 가려진게 아니라서 PC로 접속하거나 휴대폰 화면을 가로로 돌리면 맨 오른쪽에 "합격예정"이라고 뜬걸 통해 합격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고, 비행기 모드를 켜면 서버 대기창이 사라지고 그때 "시험결과 확인" 버튼을 누른 다음 인터넷을 다시 연결하고 새로고침하면 서버 대기 없이 시험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높은 점수로 합격! 3과목은 8점을 거저 받아서 거품이 좀 껴있는건 그렇다 치고, 1, 2과목에서 헷갈린 문제가 꽤 있었는데도 저정도 점수가 나온걸 보면 찍은게 다 맞았거나 단답형의 채점 기준이 생각보다 널널하거나 둘 중 하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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