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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회복무요원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입소 당일편

by Hexagon_ 2022. 11. 20.

저번 글 보기: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준비물편

 

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준비물편

10월 27일 입소부터 11월 17일 수료까지, 장장 3주에 걸친 보충역 기초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아직 기억이 남아있을때 후딱 써버리는 논산 육군훈련소 후기 시리즈, 첫편은 준비물과 기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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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찾아가기 (전주 기준)

전주에서 자가용을 타고 갈 예정이라면, 내비 찍을 필요도 없이 1번 국도 타고 논산 방향으로 쭉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익산을 거쳐 전북과 충남의 경계를 지나 조금만 더 달리다보면 그 유명한 호국요람문이 눈 앞에 나타난다. 이때 현타 씨게 온다.

호국요람 간판의 으리으리한 인상과 다르게, 이곳으로는 민간인 차량이 진입할 수 있다. 그 사실을 모른채 길 건너편에 있는 야외 주차장에 차를 댄다면, 주변에 있는 슈퍼 주인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여기는 고객전용 주차장이니 음료수 한캔이라도 사라고 호객행위를 할거다.

추가로, 입영심사대 주변의 식당들은 맛이 더럽게 없고 비싸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어차피 전주에서 육훈소까지 길어봤자 40분컷이니 가까운곳에 산다면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게 훨씬 이득.


훈련소 입영 과정

2022년 10월 기준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이 참석하는 입소식은 진행하지 않고, 훈련병들은 입구 천막에서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혼자서 짐 끌고 운동장으로 들어가야한다. 입영통지서에 써있는 입소 시간은 오후 2시 이전인데, 너무 일찍 들어가면 그만큼 안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일러도 1시 이후에 들어가면 딱 적당하다.

기억을 더듬어서 그려본 입영 루트 약도.

걸어오다보면 먼저 운동장 바깥 모서리①에서 손소독을 진행하고, 운동장을 쭉 따라 ②에서 기존에 쓰던 마스크를 버리고 새로 제공해주는 KF94 마스크를 착용한다.

계속 쭉 따라가다보면 운동장 입구③에서 "경인↑"이라는 팻말이 보이는데, 입영통지서 기준 본인이 경인지방병무청 소속이라면 계속 앞으로 쭉 가고, 서울과 경기북부를 포함한 타지역 소속이면 바로 운동장으로 들어간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이 날 경인지역은 30연대, 타지역은 28연대로 배정받게 되었다. 물론 배정 방식은 매번 바뀔수도.)

 

운동장에 들어오면 훈련소 조교(분대장)들이 여러장의 안내문과 설문조사지, 볼펜을 나눠주고 관중석 자리④로 안내해준다. 작성하면서 잠시 대기하다보면 신속항원검사⑤를 받고 (개아픔 주의), 건너편 관중석⑥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린다. 여기서 두 줄이 뜨면 아마도 바로 귀가조치.

안내문 중 하나인 "입영설문 시나리오"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남) 에 따라서 최근 7일 이내 해외입국, 코로나 확진자 혹은 유증상자와 밀접접촉, 과거 코로나 확진여부 등을 묻는다. 여기서 해당이 된다면 교관들이 따로 불러서 끌고가는데, 이는 귀가조치가 아니고 확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따로, 살면서 코로나 걸려본 사람 따로, 그 외 따로 중대를 편성하기 위한것이니 걱정 말고 솔직하게 대답하면 된다.

(달리 말하면 즉 입소식때 같은 열에 서있는 사람끼리 생활관이 배정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코로나 확진 위험성 여부에 따라 중대가 갈라져버리므로, 생활관 동기를 내 의지대로 정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는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면 개인 신상정보 수집, 복무 적합성 설문조사 등 여러 종이들을 나눠주는데, 우선 본인의 연락처, 주소, 가족관계, 백신접종여부 등 개인 신상정보를 적는 종이를 작성해준다.

작성하다보면 조교들이 교번주기표를 나눠주는데, 이를 본인의 오른쪽 가슴에 달아준다. 여기서 교번주기표를 받았다는것은 본인의 중대/소대/분대 배정이 확정됐다는것 (즉 내 옆사람이 나랑 같은 혹은 옆 생활관에 배정됨) 을 의미한다.

여기서 잠깐! 중대, 소대, 분대란?
사전적인 의미에서 분대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병력 편성의 단위 중 하나"를 뜻한다. 딱히 실제로 전쟁에 투입되지 않는 훈련병들에게는 쉽게 "같은 분대원=같은 생활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의 분대에는 일반적으로 12~14명이 편성된다.
논산훈련소 기준으로 4개의 분대가 하나의 소대를 이루고, 4개의 소대가 하나의 중대를 이루고, 4개의 중대가 하나의 생활관 건물에서 생활하고 (1~4중대는 1생활관, 5~8중대는 2생활관, 9~12중대는 3생활관), 3개의 생활관 즉 12개의 중대가 하나의 연대를 이룬다.
군대에서는 뭘 하든 개인이 아닌 단체로 움직이는게 원칙인데, 주로 배식이나 세면 양치같은 일상생활은 분대단위로, 군사훈련은 소대단위로 진행하는 방식.

작성이 완료되었으면 종이를 수거해가고, 휴대폰에 카메라 차단 어플을 설치한다. 외산폰은 플레이스토어에 어플이 검색이 되지 않는데, 이 경우 당황하지 말고 따로 조교한테 얘기해서 교번을 기록하면 생활관 들어갈때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붙여주실거다. (제거해도 자국 안남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형제 동반입영, 재입영, 30세 이상, 재외국민/영주권자, 기혼자/유자녀자 등 여러 자잘한 특이사항에 대한 통계가 끝나면 나사카를 태그하거나 신분증을 확인하여 입영수속을 마치고, 바로 생활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혹시 군대니까 조교와 교관들이 태도가 무섭거나 엄하게 대하지는 않을까 걱정될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입영수속 과정에는 다들 민간인 대하듯 (비록 법적으로 훈련병들은 입영 당일 0시부터 군인 신분이지만) 매우 친절하고, 특히 위압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함인지 그 누구도 다나까체를 사용하지 않고 해요체를 쓴다.


두근두근 생활관 입성

사실 우리가 방금 들어온 호국요람의 정체는 "입영심사대"고, 실제 신병교육이 이뤄지는 "교육연대"는 좀 많이 멀리 떨어진곳에 있다. 교관들을 따라 짐보따리들을 끌고 하염없이 걷다보면 캐리어를 끌고온것에 대해 후회할수도 있는데, 수료하기 전날 생활관 정리할때가 되면 캐리어 들고 온 사람이 진짜 승자라는걸 깨달을거다.

 

교육대 앞 운동장 (군대에서는 "연병장"이라고 부름) 에 도착하면 차례대로 생활용품과 활동복을 보급받고 (전투복, 신발, 베레모 같은건 사이즈 조사를 거쳐 나중에 보급받는다), 다시 줄을 서서 공터로 이동한 다음 소지품 검사와 휴대폰 및 귀중품 보관을 진행한다.

전편에서도 설명했듯이 28연대 기준으로는 담배와 라이터만 엄격하게 검사했지 그 외 책, 물티슈나 상비약같은 "금지품목"으로 널리 알려진 물건들은 압수하지 않았고, 가방 안 물건들을 일일이 파헤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담배를 숨겨서 들어온다는 무모한 생각은 하지 말자).

 

귀중품 보관을 마쳤으면 우리가 앞으로 3주동안 생활하게될 생활관 건물에 들어가게 된다. 육군훈련소 28, 29연대는 신막사라는 소식을 미리 듣고와서 내심 기대한채 들어왔는데, 방에 들어오고 내 눈 앞에 펼쳐진건

차이점이라면 사진 속 시계와 사물함 위치에 티비와 에어컨이 있다는거.

이런 광경이었다.

분명 신막사라고 했는데 이게 맞나...? 싶었는데, 나중에 알게됐지만 다른 구막사 건물은 침대만 새거고 나머지 시설은 훨씬 열악하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샤워장의 실내/야외 여부.

그리고 생활하다보면 알겠지만 침상형 생활관도 아예 단점만 있는건 아니고, 동기들끼리 친해지면 위에서 뒹굴거리기 편하다던가, 온돌이 빵빵하게 나와서 저녁에 잘때도 따뜻하다던가 등의 장점도 존재한다.

간단히 짐을 풀고 지급받은 활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침상 끝쪽에 비치되있던 미리 조리된 전투식량을 알아서 들고 책상을 펴고 저녁식사를 진행한다. 개발비용을 포장지 디자인에만 썼는지 맛은 정말 최악이었는데, 처음에는 "아 설마 이게 내가 앞으로 3주동안 먹을 음식인건가..." 라고 체념했는데 다행히 다음날 아침부터 배식되기 시작한 일반식은 정말 맛있었다.

 

식사와 샤워를 마치면 저녁점호에 대한 교육과 취침준비가 진행되고, 10시가 되면 소등을 하고 취침...을 하기 전에 불침번이 배정된다.

불침번이란 취침 시간에 생기는 비상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생활관에서 교대로 취침시간에 깬 상태로 근무를 서는 제도인데, 총 6조로 편성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첫날이면 각 생활관에 교번이 빠른 6명이 서게 된다. 첫번째 사람이 10시부터 11시 20분 불침번을 서고, 두번째 사람을 깨운 다음 두번째 사람은 11시 20분부터 12시 40분까지 불침번을 서고... 이런 방식으로 근무를 선다.

훈련소에 이제 갓 와서 아직 적응도 못했는데 갑자기 자다가 중간에 1시간 20분동안 깬 상태로 당번을 서야한다고 하면 당황스러울수도 있지만, 첫날이라고 생활관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건 아니니 어쩔 수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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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육군훈련소 3주 기초군사훈련 후기 - 일상생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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