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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물체

LG 톤프리 2022 (UT90Q) 블루투스 이어폰 리뷰

by Hexagon_ 2023. 2. 18.

에이프릴스톤 A20 무선이어폰을 3년 넘게 사용중이었다. (2년 반 좀 넘은줄 알았는데 리뷰 올린 날짜가 20년 1월이다. 생각보다 오래 썼네.) 음질도 준수하고 디자인도 같은 가격대 제품중에서는 여전히 최고라고 생각해서 만족스럽게 써왔는데, 요즘들어 슬슬 이어폰을 바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칫솔 살균케이스도 타입C로 충전하는 시대에 얘만 혼자 충전단자가 마이크로 5핀이다. 구매했을 당시에도 이 점을 인지했지만 독자 규격도 아니고 별거 아니겠지~ 싶었는데, 막상 구매해보니 다른 기기들은 다 타입C 단자로 통일했는데 이어폰 하나때문에 케이블을 하나 더 준비해야 한다는게 생각보다 많이 불편했다. 이게 무선충전이라도 된다면 모를까...
  • 멀티페어링을 지원하긴 하는데 한쪽에 이미 연결된 상태에서 다른 기기에서 연결하려면 무조건 기존 기기에서 직접 연결을 해제해야해서 매우 불편하다. 노트북에 마지막으로 연결한 상태에서 노트북을 들고 버스를 탔는데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고싶다면 무조건 노트북을 켜고 연결을 해제해줘야 한다는거...
  • 아무래도 오래 쓰다보니 이어버드 부분이 많이 더러워졌고, 배터리도 예전보다 빨리 닳는 감이 있었다.

생각보다 멀티포인트를 지원하는 무선이어폰이 많지가 않아서 (에어팟, 버즈 모두 미지원) 손품을 팔던 중 LG 톤프리는 멀티포인트를 지원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허나 워낙 비싼 탓에 (진짜 엘지는 가격측정 제발 좀) 선뜻 지르지 못하고 수시로 중x나x를 들락거리며 좋은 매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전 ssg에서 미개봉 중고값 수준으로 세일을 진행해서 고민도 없이 잽싸게 질렀다.

 

(근데 배송받은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사실 내가 원했던 기능은 "멀티포인트"가 아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멀티페어링" 이란건 뒤늦게 알게되었다... 멀티포인트는 여러 기기에 "동시에 연결"이 되는거지, 한쪽 기기에 연결될 상태에서 수동으로 연결 해제 없이 다른 기기에 바로 연결하는 기능은 멀티페어링에도 지원하는거였다. 사용하던 이어폰이 직접 연결을 끊어야만 다른 기기에서 연결이 가능했던 이유는 멀티포인트를 지원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멀티페어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그랬던거... 지금 생각하니 개허탈하네 ㅋㅋㅋㅋ)

카드 청구할인 이벤트까지 들어가서 실구매가는 17만원 후반대.


친환경에 진심인 패키지

요즘 IT기업들이 ESG 경영을 중요시하다보니 패키지에 재사용 종이같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톤프리처럼 날것 그대로의 골판지를 사용한 패키지는 처음 봤다. 리퍼 제품으로 오해받기 쉽게 생겼지만 LG의 친환경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패키지를 열어보면 종이 트레이가 본체를 받치고 있고 (하얀색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종이 맞음), 상자 밑에는 설명서, 여분의 이어팁, 충전 케이블, Plug & Wireless용 케이블이 담겨져있다. 솔직히 C to A 케이블은 집에 넘쳐나서 충전 케이블 정도는 이제 안줘도 될법한데...

전자제품은 흰색보단 검은색을 선호해서 차콜 블랙으로 구매했다. 충전 케이스 겉면에는 살짝 맨들맨들한 무광 재질 위에 톤프리 로고가 프린팅되있고 (LG로고가 아니라 천만다행), 열어보면 이어폰 본체와 돌비 애트모스 스피커, 그리고 메리디안 로고 프린팅이 보인다. 메리디안 로고가 너무 튀어서 불호라는 의견도 있던데 내 눈에는 못봐줄 수준은 아니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처음 열었을때 은은한 파란색 LED 무드라이팅이 들어온다. UV 나노 기능이 탑재되있다는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건데, 실제 효과는 뭐 lg 공홈에 다 설명되있으니 여기서 설명은 패스하고, 일단 귀에 끼웠을때 이어팁이 따끈따끈한게 느껴져서 심리적 효과는 확실하다(?).

케이스 왼쪽에는 Plug & Wireless 스위치, 후면에는 타입C 충전포트가 있고,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이어폰 본체의 모습. 유광 재질에 완전 블랙보다는 매우 진해서 검정에 가까운 네이비 색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착용감지 센서가 달려있어 이어버드를 빼면 자동으로 일시정지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특이하게 이어팁 부분이 타원형으로 되어있는데, 원형보다 타원형이 더 인체공학적이라던데 확실히 다른 이어폰들보다 더 귀에 쏙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비유하자면 다른 이어폰은 귓구멍에 "들어가있는" 느낌이라면 톤프리는 "안착한" 느낌. 다만 호환되는 이어팁 종류가 한정적이고, 오래 쓰다보면 (삼성 akg 번들 유선 이어폰 대비) 귀가 좀 아프다는 단점이 있다.


간편한 연결 과정 & 전용 어플 다운로드

구글 인증을 받은 제품답게, 아이폰에 에어팟 연결할때처럼 케이스 뚜껑을 열면 휴대폰에 바로 연결 안내 팝업창이 뜬다. 팝업창이 떴을때 연결하는걸 놓쳤더라도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가면 맨 상단에 빠른 페어링 옵션과 전용 어플 다운로드 링크가 떠있을거다.

지금은 사라진 LG폰의 감성이 미묘하게 느껴지는 전용 어플의 UI. 따로 내비게이션 탭 바 없이 모든 옵션들이 직관적이게 한 화면에 쭉 나열되있어 기능 찾느라 편리한듯. 또한 "인텔리전트 정렬"이라고 하여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항목을 자동으로 정렬해주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LG ThinQ의 잔재인가

구체적인 편의기능들과 음질 관련 설정들은 밑에서 더 상세히 다뤄보겠다.


음알못의 음질 (+노이즈캔슬링 & 돌비 애트모스...?) 평가

기본적으로 5개의 메리디안 튜닝 이퀄라이저와 2개의 돌비 애트모스 음향효과가 탑재되어있다. 기본 이퀄라이저는 Bass Boost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중저음이 강조되는 효과인데, 개인적으로는 Immersive가 좀 더 균형이 잡힌 느낌이라 취향에 맞았다.

Natural은 원음을 최대한 살렸다 하여 청량한? 느낌이 들지만 너무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Treble Boost는 이보다 더 높은 음역대를 강조해서 베이스가 거의 사라지는 수준. 3D Sound Stage는... 3D가 아니라 그냥 멀리서 소리가 들리는 느낌?

 

광고를 보면 세계 최초의 돌비 애트모스 이어폰이란 점을 매우 강조하던데, 버추얼 헤드 트래킹은 솔직히 한번 써보고 "와 신기하다! 고개를 흔드니까 진짜로 소리가 다른데서 들려!" 그 뿐이었다. 평소에 음악을 들을때 이러고 듣는다...? 어지럽기만 한듯.

버추얼 사운드는 더더욱 모르겠다. 내 귀에는 그냥 Natural 이퀄라이저랑 똑같던데.

 

전반적인 음질은 좋긴 한데, "톤프리가 음질만큼은 진짜 최강이래" 와 같은 음질에 대한 극찬을 하도 들어서 기대치가 높아진건지 아니면 내가 그냥 막귀라 그런건지, 전에 쓰던 6만원대 무선이어폰에 비해 무슨 다이나믹한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결국 이어폰이 비싸고 말고는 나같은 비전문가에게는 편의기능값인듯.

플래그쉽 이어폰답게 노이즈캔슬링 역시 탑재되어있다. 카페에서 켜봤는데 사람 많은곳 특유의 웅성웅성거림과 음악의 중저음은 잘 캔슬되지만, 바로 옆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피아노 음악은 그대로 들린다. 다른 노캔 이어폰이 없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운데, 그냥 준수한 수준?

주변 소리 듣기는 소리를 잘 들리게 해주는 듣기 모드와 목소리를 더 잘 들리게 해주는 대화 모드 두가지가 있다. 인위적으로 주변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증폭시켜주다보니 다소 부자연스러운데, 그냥 밖에서 걸어다닐때랑 대화할때는 이어폰을 끼지 않는걸로.


편의기능 둘러보기

버즈 대신 톤프리를 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인 멀티포인트 기능. (비록 내가 원하는 기능은 멀티페어링에서도 지원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어차피 할인 낭낭하게 받아서 산건데 굳이 이것때문에 환불하고 버즈를 사서 몇만원 아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쓰기로.)

Plug & Wireless를 제외하면 최대 5대의 기기의 페어링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동시 연결은 2대까지 가능하다. 연결한 기기의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갈 필요 없이 어플 안에서 연결과 페어링을 관리할 수 있는 점이 특이하다.

톤프리에서 지원하는 터치패드 동작은 왼쪽/오른쪽 각각 1번/2번/3번 터치+길게 터치 총 7가지다.

짧게 터치는 재생/정지, 음성명령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이전곡/다음곡, 음량 올리기/내리기를 지원하고, 길게 터치는 노이즈 캔슬링/주변소리 듣기/끄기 간 전환만 지원한다. 길게 터치는 왼쪽/오른쪽 따로 설정이 불가능하고, 주변소리 제어 모드 간 전환만 가능하고 다른 기능은 설정할 수 없는게 좀 아쉽다.

일부 무선 이어폰은 터치패드를 터치했을때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 내가 제대로 터치한게 맞는지 헷갈려서 결국에는 터치패드 기능 자체를 잘 안쓰게 되던데, 톤프리의 터치패드는 확실히 터치했다는걸 알려주는 터치음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편리했다. (LG폰 화면 터치음과 똑같아서 추억돋는건 덤.)

실험중인 기능들을 한데 모아놓은 랩 메뉴에는 상시 UVnano, 게임모드, 속삭이면서 말하기, Plug & Wireless 설정 총 4가지 옵션이 있다 (2023.02.16기준).

제품 홍보 소재로 자주 활용되는 속삭이면서 말하기 기능이 아직 실험실 기능이라는게 좀 의외긴 한데, 아무튼 이 옵션을 활성화하면 통화할때 오른쪽 이어버드의 마이크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해도 상대방에게 잘 들린다고 한다. 에티켓 모드로 전화를 할 일이 없어서 실제 효과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이 외에 음성알림, 자동 일시정지 등 자잘한 기능들은 굳이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으므로 패스.


치명적인 단점 딱 한 가지

케이스가 없다!

에어팟이랑 버즈는 별의별 디자인의 케이스가 차고 넘쳐나는 반면, 톤프리는 케이스가 그냥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구형 모델은 그나마 케이스 종류가 다양한 편인데, UT60Q와 UT90Q 두 최신형 모델은 출시한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없다.

위 사진에 보이는 케이스가 사실상 전부다. 삼다수 펩시 포켓몬볼까지 바라진 않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흔한 투명 케이스조차 없는건 좀 심한거 아닌가.


총평

제품 마감, 음질, 기능 모두 흠잡을곳 없이 뛰어난 제품은 맞다.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Plug & Wireless 기능은 런닝머신이나 TV에서도 무선이어폰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만큼 사람에 따라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하고, UVnano는 다소 계륵같아보이지만 "있으면 좋은 기능"이란건 분명하다.

하지만 버즈에 비해 현저히 높은 정식 판매가, 그에 반해 일반적인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신박하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아 값어치를 하지 못하는 기능들, 그리고 터무니없이 적은 케이스의 종류는 아마도 톤프리의 인지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결론: 20만원 이하로 할인중이면 추천. 버즈에는 없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강추. 외이도염때문에 버즈를 못쓰는 운명이라면 고민해볼만함. 그 외에는 차라리 버즈를 사세요.

 

LG전자 톤프리 돌비 애트모스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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