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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대학(원)

북경대/입시 - 원배가 뭐에요

by Hexagon_ 2019. 11. 3.

북경대 유학생 2020년 학부생 서류전형 모집 요강이 나왔다.
내가 2018년 입시 요강 기다리느라 똥줄탄게 벌써 2년 전 일이라니.

중국대학 입시를 준비중인 고3들을 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자잘한 북경대 입시 관련 글을 올려볼까 한다.
단순히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정확성은 보장 못함.

 

 

1편은 북경대 원배학원에 관한 이야기들.

키워드: 자유전공, 학점 요구 적음, 중국인 기숙사

 

주의: 필자도 원배학원 학생이 아니므로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음.

 


원배학원 홈페이지(https://yuanpei.pku.edu.cn/). 사진에 보이는 아문루(俄文楼)는 현 원배학원 과사가 위치한 곳이다.

원배학원(元培学院), 줄여서 원배라고 부른다.
일단 무엇을 배우는 전공이냐면 답은 간단하다. 
"자유전공."

 


 

약간의 학과 배경 소개를 하자면.

"원배(元培)" 두 글자의 유래는 전직 북경대 교장이자 중국의 유명한 혁명가인 차이위안페이(채원배, 蔡元培)(1868~1940)의 이름.
2007년에 정식으로 설립되었으며,
학과 자체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학생을 모집한 역사 역시 짧다.

 


북대 내에서 원배의 위상은 광화와 1, 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굳이 학과 간 서열을 나누자면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학과 서열 나누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학과.


하지만 자유전공이란 개념이 워낙 생소한데다가 "원배"라는 이름때문에 학교 밖에서의 인지도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심하면 북대 이원화 캠퍼스(...)로 오해하는 정도.
물론 졸업장 그런건 모두 일반 학생들이랑 똑같고 취업이나 대학원 신청시 불리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은건 아니니 진로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애니웨이. 
위상이 이렇다보니(+전공 특성상) 대부분 지역에서 북경대 전공끼리 가오카오 컷트라인을 비교했을때 1위를 차지할 정도.
하지만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다소 낮아 전세계 유학생들이 몰려오는 국관보다 컷트라인이 낮을 정도다.

필자 역시 당시 필기점수가 원배 컷트라인보다 약 20점 정도 높았으나, 

신청 당시 지망 넣는법은 물론 원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피본 케이스다. 
물론 지금 전공이 싫은건 절대 아니지만 후술할 원배만의 "특권"들을 놓쳐서 아깝다고 해야하나.

 


 

자유전공이 얼마나 자유롭냐면 (타 대학들의 자유전공은 어떤지 모르겠다)
시험을 치러야 들어갈수 있는 경제학(경제학과) 그리고 경영관리(광화관리학원) 방향 등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원배학원의 학생들은 북경대 내 모든 학부생을 모집하는 학과를 자신의 전공으로 삼을 수 있다.
또한 방향을 골랐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싶으면 중도에 방향을 바꾸는것도 가능하다.

1년이나 한학기동안 자신과 맞는 전공을 찾아다니다가 나중에 전공을 확정하는 학생도 있고,
처음에 전공을 골랐다가 중도에 바꾸는 학생도 있고,
아님 처음에 고른 전공을 끝까지 쭉 배우는 학생도 있다.

교내 일반 학과 뿐만 아니라 원배 학생 전용 학과도 있는데, 
주로 ppe(정치+경제+철학), 융합과학, 외국역사 및 문화, 고생물학 등 교차 학문(交叉学科)들로 구성되어있다.
자유전공이 마음에 들어서 뿐만 아니라, 이러한 "원배 전용 학과"를 목표로 원배에 진학하는 학생도 드물지 않다.

 



전공 특성 말고도 원배학원만의 특징은 여러가지인데, 
유학생들과 제일 밀접한 장점은 바로 유학생도 중국인 기숙사에 입주할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점.
(타 학과 유학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게 왜 장점이냐면,
비싸고+학교 밖에 있고+들어간다는 보장도 못하고+주변 편의시설도 부족한 유학생 기숙사에 비해, 

중국인 기숙사는 학교 안에 있고+저렴하고+학교측에서 배정해주고+무엇보다 중국인들과 교류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
(물론 중국인 기숙사는 중관신원에 비해 시설이 훨씬 낙후됐고 화장실도 공용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필자가 아는 모든 원배학원 유학생들은 다 중국인 기숙사에 사는걸 보니, 역시 중국인 기숙사가 낫긴 한가보다.

더군다나 학년 별로 뿔뿔히 흩어져서 사는 타 학과 중국인들과 달리 원배는 학년, 성별 불문 원배 전용 기숙사 동(35호동)을 사용하는데
이 35호동이 지하에 영화관, 자습실, 헬스장 등 편의시설이 있어서 (이건 중관신원도 없음.)
중국인 기숙사 사이에서는 제일 좋기로 소문나있다.

35호동 사진. 외관상으론 타 기숙사와 딱히 차이점은 없다. (출처: 원배학원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자유전공 특성상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다니느라 많은 시간과 학점을 허비하게 되기 쉽상인데,
그래서 원배학원은 총 요구 학점이 120학점(교차학문은 130학점)에 불과하다.
130~150학점 정도 되는 타 학과에 비해 거의 한 학기 덜 다니는 수준.

 


마지막으로 신입생들 한명한명에게 지도교수를 배정해준다고 하는데,
이건 국관 등 다른 학과들도 시도하는 중이라고 하니 원배만의 장점이라고 하기도 뭐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패스.

 


 

아 물론 (미미하지만) 단점이 아예 없는건 아님.
워낙에 전공 변경이 자유롭다보니 짧게는 1학년, 길게는 2학년 끝나가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도 몇몇 있다고 한다.
뭐 이거야 사람 성격에 따라 다른거니 단점이라고 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제일 큰 단점은 바로 같은 학과 친구들과 "학문적 교류"를 못한다는점.
다 같이 같은걸 배우는 다른 학과들과는 달리, 원배는 문, 이, 공 모두 섞여있어서 학과 내부에서 학술적 분위기?를 찾기가 다소 어렵다고 한다.
대체 방안으로는 같은 방향을 고른 친구들끼리 자주 어울린다거나,
아니면 자신을 아예 "원배학원 xx방향"이 아닌 "xx학과"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그 학과 활동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유학생은 광화방향을 고르는게 불가능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건 검증이 필요함.

이외에도 원배학원은 교양수업 리스트를 별개로 지정하는데, 대부분 철학이니 문학이니 그런 헬수업이라고 한다.
즉 원배학생들은 서방음악감상, 지진개론, 심리학개론 등 북경대에서 유명한 꿀교양들을 들어도 학점 인정이 되지 않는다.

(물론 GPA 인정은 된다.)

 


 

요약하자면,

아직 적성을 찾지 못하였거나, 중국인 기숙사에 적응할 자신이 있다=원배로 ㄱㄱ
이미 내 진로를 완전히 100퍼 확정했다(특히 경제, 경영방향)=어쩌면 그냥 목표 학과가 더 나을수도?

 

설마 이 글이 널리 알려져서 2020년 원배 유학생 컷트라인이 폭등하는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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