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저씨 사건 등 바이두의 한차례 양아치적인 행위 이후로 나는 바이두 제품을 보이콧했다.
검색엔진마저 Sogou로 대체했을 정도.
(현재는 매우 안정적인 VPN을 찾은 덕분에 구글이랑 섞어서 사용중이다.)
때마침 흑역사가 좀 많은 바이두 계정도 처리하려고 했었는데
바이두 클라우드에 묵혀놓은 대용량 파일들이 문제였다.
잘 사용하지는 않아 마땅히 보관할 스토리지가 없었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그러던 중 작년 11월 말,
학생들에게 재학 기간동안 무료로 200G 용량을 제공하는 북경대 클라우드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였다는 뉴스가 나왔고,
(바이두의 1테라에 비하면 현저히 작지만 나한테는 충분했다.)
바로 바이두 클라우드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다운받아 모조리 북경대 클라우드로 옮겼다.
(돈 밝히는 양아치 기업답게 바이두 클라우드는 무료 회원의 파일 다운로드 속도를 몇십kb/s라는 정신 나간 수준으로 제한을 뒀는데, 이는 SpeedPan(速盘)이라는 서드파티 툴을 쓰면 쉽게 뚫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기말때문에 계속 미루던 바이두 계정 탈퇴를 개강 1주일을 앞둔 오늘 드디어 해결해버렸다.
우선 PC로 회원탈퇴를 시도했으나, 역시 웨이보처럼 자기네들 모바일 앱을 사용할것을 강요한다.
위챗에서 저 QR코드를 스캔하면, 바이두 최신 앱으로 스캔하란다.
예, 이것도 기어이 다운받아드리죠.
맨 처음에 나오는 저 약관은 찝찝해서 체크하지 않았다.
다시 바이두 앱을 사용하여 스캔 (검색창 옆 카메라 아이콘) 을 해보자.
이러이러한 데이터가 없어지고 우린 책임지지 않는다 솰라솰라 문구가 나오고 확인 버튼을 누르니
아니, 나보고 알아서 바이두 클라우드 파일을 처리하라고요?
하아...네.
다시 컴퓨터로 돌아와서 클라우드 파일을 지워주자.
참고로 저 맨 밑에 있는 일반 폴더가 아니므로 我的应用数据는 체크를 해제해야 한다.
안그럼 일괄 삭제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휴지통까지 말끔히 비워줘야 하는데
계정 보안이 허술해서 인증코드를 받아야 한단다.
다행이도 얼마전에 뭐때문에 휴대폰 번호를 한국 번호로 바꾼적이 있었는데,
만약 중국 번호였다면 로밍하고 난리쳐야 했을듯.
설마 클라우드 파일 지운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막힐까봐 걱정했으나
다행이도 바로 신분 인증 창이 나왔다!
예전에 바이두 탈퇴 과정 찾아봤을땐 무슨 여권 사진 올리고 그래야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인증코드만 받으면 ㄷ...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탈퇴 실패했다고?
바이두 눠미는 내가 쓴적도 없는데?
침착하고 다시 한번 인증코드를 받아보자.
다행이도 방금 전에는 일시적인 오류였는지, 계정 탈퇴 성공 창이 나온다.
하지만 한가지 찝찝한점이 남아있었는데,
이미 탈퇴한 계정으로 로그인을 시도하면 "없는 아이디"가 아닌, "탈퇴한 아이디"라고 뜬다.
결국 바이두 서버 깊숙히 어딘가에는 내 정보가 남아있다는 뜻이네.
하긴, 양아치 회사에게 내 기록을 완전히 없애달라는걸 바라는건 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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