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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무형물

아이즈모바일로 번호이동하려다 혈압 올라 쓰러질뻔해서 개통 철회한 후기

by Hexagon_ 2022. 6. 14.

본래 쓰고있던 요금제는 kt엠모바일의 월 4290원, 데이터 1기가+통화 50분 요금제였다.

해외에서 인증번호 수신용으로 쓸 가급적 저렴한 가격+잠깐 한국에 들어올때 생존은 가능한 데이터량의 타협점에 서있는 요금제라 여태껏 문제없이 썼지만, 이제 한국에 2년간 정착해야하니 요금제를 갈아탈 시기가 되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알뜰폰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는 알뜰폰 Hub밖에 없었는데, 모요라는 사이트가 새로 생겼다. 기존 알뜰폰 허브에 비해 UI도 깔끔하고 한눈에 알아보기도 편하고 사용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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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아이즈모바일이라는 통신사의 데이터 10G+통화 100분+문자 100개=첫 6개월동안 1770원이라는 경이로운 요금제를 발견했다.

6개월 이후에는 21900원이라는 그닥 혜자스럽지 못한 요금이었지만, 어차피 알뜰폰은 위약금 없이 3개월 후에 마음대로 번호이동을 할 수 있으니, 12월이 될때 얼른 다른 더 좋은 요금제 플랜으로 번호이동하면 그만이라서 크게 문제될건 없었다.

 

메이저 통신3사의 자회사가 아닌 알뜰폰 통신사를 사용해보는건 처음이라 다소 걱정이 되어 검색을 해보니, 비록 아이즈모바일에 대한 악평이 간간히 보였지만 그래도 순조롭게 개통해서 잘 쓰고있다는 리뷰글도 많아서 "악평 단 사람들은 그냥 운이 안좋아서 그랬겠지~"라는 생각에 이 플랜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았어야했다.


목요일에 개통을 신청하고, 유심 배송에 지방은 4~7일이 걸린다는 알림톡이 와서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라고 불평했다가 다음날 바로 우체국 택배로 유심이 도착했다.

일반 유심과 개통 가이드. 어차피 외산폰이라 nfc유심은 쓸모가 없다.

설명서의 내용. 뭐 다 알고 있었던 내용이니 패스.

 

금요일에 유심을 받고 곧바로 개통신청을 했지만 저녁 6시가 되어도 개통처리가 되지 않았다. 빨리 됐으면 좋겠건만 주말이 끼었으니 다음주 월요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데이터로 버텨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개통처리가 바로 되지 않은게 오히려 행운이었다.)


대망의 월요일.

하필 병원에서 백신 맞고 이상반응 대기하고 있는데 기존 통신사에서 문자가 오면서 신호가 바로 끊겨버렸다. 분명 신호 끊기는데는 2~3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당황.

아무튼 연락두절 상태로 집에 도착해서 유심을 갈아 끼웠다. 만약 생활 특성상 전화 연결이 중요하다면 반드시 유심과 핀을 들고 다니자. (난 유심은 지갑에 넣고 나왔는데 멍청하게 유심핀을 안들고나갔다.)

 

갈아끼우면 이제 SK Telecom 표시와 함께 새 안테나가 떠야ㅎ...

...?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침착하게 재부팅을 2-3번 해본다. 한번은 약 3초동안 신호가 잡혔다가 또 신호를 못잡는다. 재부팅을 10번은 해도 꿈쩍을 하지 않는다. 망했음을 직감했지만 이내 침착하고 인터넷에서 솔루션을 찾아본다.

1. 유심 나밍을 해본다 - 외산폰이라 당연히 그런 기능 없다.

2. 다른 휴대폰에 끼워본다 - 가족들 쓰는 휴대폰에 다 끼워봤는데 하나도 안된다. skt 개통이력이 없어서일수도 있으나 자급제폰에 그런 문제가 있을리가.

가족 폰으로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본다. 중소기업 알뜰폰 특징이 고객센터 연결이 오지고 지리게 오래 걸린다는건데, 진짜다. 처음에 연결할때 20분은 대기한것같다.

드디어 연결이 되었고, 직원분께 내 상황을 설명해줬다. 내가 알고있던 솔루션들만 반복하셨고 내가 그래도 안된다고 했더니 IMEI 번호를 등록해보겠다고 해서 끊었다. 재부팅을 해봤으나 그래도 안된다.

(p.s. 콜센터 직원분 말투가 통신사 고객센터가 아니라 대리점 폰팔이 아줌마같았다. 과잉친절 고객센터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선호하지 않는 성격인데, 이분은 그 반대로 좀... 그냥 말투에서 "우리는 개통 처리됐다고 뜨는데 ㅋ 니 문제 아님?" 이라고 말하는듯한 뉘앙스가 곳곳에 느껴졌다. 불쾌했음.)

 

다시 고객센터로 전화가 왔다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은건 처음인듯). 답변이 참으로 가관이었는데, "저희가 조회해보니 Pixel 5 기기는 3G만 지원이 되서 그렇다던데요."

이게 뭔 개소리여...

일단 픽셀5도 이론상 SKT망이면 LTE를 지원해야 하는건 그렇다 쳐도, 난 다른 자급제폰에도 끼워보고 3G모드로 해야 나밍이 된다는 소리 듣고 설정에서 3G우선 모드로도 설정해보고 별 난리를 쳤는데도 안된다. 설명을 드렸더니 고객센터에서 잠시 "음..." 하더니 일단 다른 업무 봐야한다면서 나중에 다른 방법 생기면 연락주겠다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다.)

설정에 들어가보면 일단 심카드가 SK Telecom인건 잘 잡힌다.

혹시나 유심 신호에 문제가 있다거나, 아니면 정말로 SKT 개통이력이 있는 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SKT 지점을 찾아갔다 ^^ SKT유저도 아니고 "SKT망 알뜰폰" 사용자인데 찾아와서 쪽팔려 죽는줄 알았음. 하지만 그렇다고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제 휴대폰 개통이 문제가 생겨서 그런데 혹시 SKT 쓰시면 님 휴대폰에 끼워봐도 될까요?" 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혹시 어떻게 해결방안이 있을지 문의했더니, 타 통신사인 관계로 어떻게 해결할 방법은 없으나 일단 휴대폰의 문제인지 진단해보기 위해 직원분께서 본인의 유심을 내 휴대폰에 장착시켰다. 재부팅도 할 필요 없이 거짓말처럼 스무스하게 신호가 잡혔고 (LTE가 잡히는지는 테스트해보지 못함), 내 유심을 직원분의 폰에 장착해보니 역시나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고로 휴대폰 문제는 전혀 아니고, 매우 높은 확률로 유심 문제인것으로 판명났다.


그렇다면 이제 2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1. 유심 재배송 신청 - 이만한 조건의 요금제가 없지만 또 어떤 유심이 올지도 모르고 배송 올때까지 휴대폰을 쓰지 못한다.

2. 개통 철회 후 다른곳으로 번호이동 - 귀찮지만 일단 당장 휴대폰을 못쓴다는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고민도 없이 2번을 택했다.

 

다시 아이즈모바일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다. 이번에는 그나마 5분만에 연결이 됐고, 인삿말부터 분위기가 다른 상담원분께서 전화를 받으셨다 (진심 처음에 통신사에 상담원이 1명밖에 없는줄 알았음). 번호이동 철회 의사를 표하고 나니 걱정과 달리 별탈없이 취소 신청을 넣어두겠다고 하셨다.

안심하고 바로 끊고 엠모바일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즈모바일에서 또 전화가 왔다. 일단 엠모바일 통화를 끊고 받아보니, 이미 개통 처리가 되서 단순 취소가 불가능하고 해지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증과 함께 메일로 보내야한다고. ㅎ......그래 기껏 작성해주지.

 

당시엔 5시 반이었는데 고객센터는 죄다 6시에 문을 닫아서 통화를 끊지 않고 빛의 속도로 해지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중간에 해지 사유를 어떻게 적어야할지 몰라 "유심 불량으로 취소하는데 어디다가 체크하면 되나요?" 라고 물어보고 마지막으로 서명까지 끝낸 찰나, 갑자기 대뜸 "아 유심 불량이시면 저희가 그냥 취소해드릴게요~" 라고 하셨다.

이라고 하려다가 참았다.

 

일단 전화를 끊고 다시 엠모바일 고객센터에 연락을 했다. 역시 대기업답게 금방 상담원 연결이 진행되었으나, 전산상 타 통신사에서 아직 정상 사용중이라고 떠서 아직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취소 처리를 못한건지 안한건지.

아무튼 최소 다음날 9시까지 휴대폰 번호 없는 삶 확정^^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백수니 망정이지 맨날 통화하는 직장인이었으면 피가 말렸을듯.

철회 신청이 제대로 되지 않을 상황까지 고려해 미리 메일까지 보내놓았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또 다시 아이즈모바일 고객센터에 통화를 넣기 시작한다. 이젠 컬러링 듣기만 해도 토나온다. 어렵사리 연결이 된 후 (이번 상담사분은 저번 두 분보다 친절했음) 납부할 요금 없이 번호해지 처리가 제대로 되었다고 하였다.

반신반의한채 엠모바일 고객센터에 전화를 넣었고, 현재 엠모바일에서 정상 사용중으로 뜨니 기존 유심으로 재부팅 몇번 하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재부팅 한번 해주니 신호가 잡히고 문자가 무더기로 오기 시작했다. 감격스러웠다 ㅠㅠㅠ


아무튼 이번 우여곡절 끝에 얻게 된 알뜰폰 개통 관련 몇가지 교훈.

1. 알뜰폰 입문은 메이저3사의 자회사 (sk7모바일, ktm모바일, U+알뜰모바일) 혹은 대기업 계열사 (LG헬로모바일, KB Liiv 모바일 등) 로 하는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괜히 중소기업 통신사로 입문했다가 거지같은 고객센터 응대에 실망하고 알뜰폰에 대한 인상이 팍 상해버릴수도 있다. 특히 부모님 번호이동 시켜주는거라면 그냥 쪼오끔 비싸더라도 안전하게 대기업으로 가자.

2. 문제가 생길시 완전히 연락두절 상태에 들어가므로, 고객센터에 연락하기 위한 가족의 휴대폰, 집전화, 서브폰은 필수다. 일부 통신사는 카카오톡 챗봇을 통해 상담이 가능한데 그런거 없는 통신사도 있을 수 있다.

3. 되도록이면 셀프개통을 지원하는 통신사를 이용하자. 후개통이나 해피콜 개통은 개통신청을 하고 언제 전화가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4. 아이즈모바일... 유심 불량은 어느 통신사에나 있어서 딱히 통신사 탓을 하기도 뭐하지만 아무튼 이번생에는 아이즈모바일을 쓸 일도 없고 주변 지인들에게 알뜰폰 추천할때도 아이즈모바일은 더이상 추천하지 않을거다.

이제 다른 통신사 얼른 알아봐야지...

(경쟁사 알바라고 의심받을 수 있으니 어디로 이동할지에 대한 글은 쓰지 않겠음.)


...라고 호언장담했건만, 4개월이 지난 지금 e심 개통하는데 다른 통신사들에서 죄다 거절당하고 결국 아이즈모바일에서 순조롭게 개통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아이즈모바일에서 구글 픽셀5 eSIM 개통하기

우리나라에선 티플러스를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e심이 올해 9월 1일부터 이통3사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에 발맞춰 티플러스 외 여러 알뜰폰 업체들도 e심 개통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hexlog.tistory.com

사랑해요 아이즈. 유심 불량만 빼면 너네도 꽤 좋은 통신사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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