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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금융

20대 초반의 인생 첫 신용카드 발급 후기 (롯데카드 로카 라이킷 1.2)

by Hexagon_ 2023. 6. 14.

기존에 사용중이던 체크카드들의 혜택에 대해서는 불만이 전혀 없었다.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한 매장은 10% 캐시백이 되는 지역화폐를, 토스뱅크카드 캐시백 이벤트가 되는 매장은 토스뱅크카드를, 그 외에는 무조건 1% 적립이라는 신용카드급 혜택을 갖고있으나 지금은 단종된 신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사용중.

메인카드인 신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가 내후년 1월이면 유효기간이 만료되고 재발급이 불가능하여 그 전까지 이를 대체할 카드를 만들어야 했는데, 현존하는 체크카드들 중에서는 이만한 혜택을 가진 카드가 없어 독립하기 전에 신용점수도 미리 올려놓을 겸 신용카드를 만들기로 결정했었다.

 

매달 카드로 긁는 금액이 들쭉날쭉하고 주로 방문하는 업종도 불규칙적이라서 무실적 모든 업종 할인/적립되는 소위 "무지성 카드" 들이 나의 선택 후보들이었고, 이 중 롯데카드의 로카 라이킷 1.2는 오프라인 1.2% 할인으로 일반 할인율이 가장 높은데다가 온라인은 1.5%까지 할인이 되서 내 소비 패턴에 가장 맞는 카드로 보였다. (그 밖에 대표적인 무지성 카드인 현대카드 제로에디션2는 내가 마트랑 편의점을 잘 안가서, BC 케이퍼스트는 BC바로카드가 발급조건이 매우 깐깐하다고 들어서 탈락.)


원래는 1년치 연회비라도 더 아낄 겸 신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의 혜택을 최대한 뽑아먹고 내년 출국 직전에 신용카드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로카 라이킷 1.2 신규발급 캐시백 이벤트를 한다는 광고가 떴고 "기회는 지금 뿐이다!" 라는 생각에 고민 없이 이벤트를 응모하고, 롯데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카드를 신청했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 ^^ 신용정보 확인이 어려워서 온라인 카드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카드사에서는 사회복무요원을 비롯한 군 복무자를 "소득이 있는 직장인"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난 빚은 없지만 한국에서 직장을 다닌 경험도 없어서 카드 발급 당시 신용점수가 KCB 705점, 나이스 801점으로 신용정보 기록이 전무한 수준.)

온라인 신청은 컴퓨터가 처리하지만, 상담원 신청은 사람이 처리하니 좀 더 융통성있게 발급을 승인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전화로 카드신청을 접수해봤다.

빠른 카드신청 ARS번호 1588-8700로 전화를 걸거나, 위 사진처럼 카드 신청 페이지에서 페이지 내 아무 링크를 누르면 카드 신청하려는 사람을 하나라도 더 붙잡기 위해 뜨는 상담원 연결 예약창을 통해 카드신청 예약이 가능하다.

 

목요일 오전에 카드신청 예약을 접수하니 오후에 콜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상담원분께서 먼저 나의 직업을 물어보셔서 사실대로 사회복무요원이라고 대답했고, 본인 소유의 부동산이나 자동차가 있냐고 물어봐서 역시 사실대로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만약 주민등록상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면 본인 소유의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아파트 세대원" 조건으로 승인이 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아파트에 살기만 하면 신용이 보장된다니...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다.

나머지 과정들은 온라인 신청 과정을 유선으로 그대로 옮긴것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면허증 번호부터 결제 계좌번호, 집 주소, 직장 주소까지 일일이 구술로 전달해야해서 꽤나 애를 먹었다. (이메일 주소는 입으로 부르기 도저히 무리라서 상담원분에게 나중에 홈페이지 들어가서 수정할테니 공란으로 남겨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카드 상품약관과 설명서가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도착했고, 상담원분께서 빠른 시일내에 심사팀에서 전화가 올거라고 안내하시면서 전화신청이 끝났다.


다음날 (금요일) 오후에 카드 심사팀에서 전화가 왔다. 아파트 세대원 조건으로는 발급 승인이 안됐는지, 상담원분께서 혹시 최근 3개월 이내에 단 한번도 90만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입출금 통장이나 100만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예적금이 있는지 여쭤보셨다 (내가 정확하게 들은건지 잘 모르겠다). 국민은행 청약통장에 매달 5만원씩, 3년 가까이 빠짐없이 납입했다고 하니, 국민은행 거래내역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알림톡으로 보내주셨다.

안내대로 ARS를 통해 팩스를 보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서류가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롯데카드 앱에 들어가서 카드 발급현황을 조회해보니 심사가 완료되었고 배송준비 단계로 들어왔다!


화요일에 송장번호가 문자로 날라왔고 수요일 오전에 카드가 도착했다. 카드 발급 단계에서도 수차례 강조한 점이지만 카드는 반드시 신분증 확인 후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한다.

우체국으로 배송된 경우 본인 수령 후 2시간 안에 자동으로 사용등록이 된다고 써있었지만 당장 써보고 싶은 마음에 카드를 뜯자마자 롯데카드 앱을 통해 사용등록을 시도했으나 등록 가능한 카드가 없다는 메시지만 떠서, 직접 사용등록전용 콜센터(1588-3723)로 전화를 걸어 등록을 완료했다.

 

로카 라이킷 1.2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요즘 출시되는 신용카드들에 비해 디자인이 좀... 별로라는 점 (특히 경쟁 상품인 현대 제로에디션2의 깔끔한 디자인과 비교하면 더욱 촌스럽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예 못 봐줄 정도는 아니라서 어느정도 감수하면서 쓸 생각으로 발급했으나, 실물을 받아보니 후면에 프린팅된 글자들의 레이아웃과 글꼴이 생각보다 좀 많이 허접(...)해서 팍 식어버렸다.

 

참고로 마스터카드에 후불교통기능을 탑재하면 EMV 컨택리스 (뒷면 오른쪽 하단에 누워있는 와이파이 로고) 기능이 탑재된다. 아멕스도 탑재되는지는 불명. 근데 솔직히 연회비도 똑같은데 누가 아멕스 씀?

신용정보가 적은 만큼 한도는 코딱지만큼 나왔다. 뭐 어차피 월 평균 카드 소비금액은 저거의 1/10정도밖에 안쓰겠지만. 그리고 유이자할부랑 카드대출은 원래 쓸 생각도 없었지만 수수료가 생각보다 사악해서 더더욱 쓸 마음이 사라졌다.


왼쪽: 카드신청 직전 ; 오른쪽: 카드발급 승인 직후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풍문으로 "신용카드를 처음 만들면 신용점수가 떨어진다" 인데, 나는 오히려 카드를 만드니 신용점수가 올랐다. 그것도 매우 많이.

듣기로는 이런 풍문이 도는 이유가 2011년까지만 해도 신용등급은 조회하기만 해도 떨어진다는 불합리한 규정이 있었는데, 카드 발급시 카드사에서 필연적으로 신용등급을 조회하기 때문에 "카드 신규발급=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말이 나온거라고 한다. 지금은 신용점수를 백만번 조회해도 점수가 떨어지는 일은 없기 때문에, 더이상 위의 공식은 통하지 않게 된 것.

물론 개개인마다 신용점수가 부여되는 기준이 다르고 내가 특이한 케이스일수도 있으니, "신용카드를 만든다고 무조건 신용점수에 악영향이 있는게 아니구나" 정도로만 참고하길 바란다.


여담으로 롯데카드 어플을 살짝 둘러보자면, UX나 기능들은 뭐 여느 카드사 어플들과 비슷하지만, 구동할때 뭔가 타 카드사 어플 대비 무겁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홈화면에 프로모션 배너같은 잡다한 요소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또한 로카모빌리티가 롯데카드의 자회사인 만큼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광역버스와 시외버스 예약 기능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있다는 특징이 있다.

팁: 야놀자에서 고속버스를 예매하면 결제처가 야놀자로 찍히기 때문에 고속버스는 할인적용이 제외되는 카드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홈화면의 "카드매니저" 메뉴를 누르면 월별로 할인받은 금액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카드사들도 어플에서 대부분 비슷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롯데카드 어플의 확인하는 방법이 좀 더 직관적이라고 느껴졌다.

 

이제부터 카드를 아무리 긁어도 통장 잔고가 그대로였다가 매달 14일에 카드값이 후두둑 빠지는 삶을 살게 된다니 참 짜릿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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