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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물체

샤오미 뚜어친 1s 플러스 (Qin 1s+) 리뷰

by Hexagon_ 2021. 10. 12.

픽셀5을 구매하고 기존의 갤노트8를 인증번호 수신용 서브폰으로 사용하는데, 덩치가 너무 크고 배터리도 빨리 닳아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새로 살 서브폰의 조건은 간단했다.

1. 가볍고 작을 것.

2. 듀얼 나노심.

3. 타입C 충전포트.

4. 중고도 괜찮으니 저렴할것.

 

하지만 이러한 조건에 맞는 스마트폰은 전무한 수준이라서 (조건에 가장 맞았던 x compact 시리즈는 아무리 중고시장을 뒤져봐도 싱글심인 일본판이 대다수였고 듀얼심인 홍콩판은 상태가 개판인것마저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 피처폰으로 눈을 돌려봤는데, 딱 샤오미 뚜어친(多亲) 1s, 1s+ 시리즈가 위의 조건에 부합했다.

중고시장에서 한참 물색하다가 간신히 나쁘지 않은 상태에 나쁘지 않은 가격을 발견해서 고민 없이 질렀다.


외관, 스펙

외관은 "스마트폰 시대의 피처폰답게" 굉장히 세련되었다. 2000년대 초반 피처폰마냥 쓸데없이 화려한 디자인 요소를 넣지도 않았고, 키패드 디자인 역시 전혀 촌스럽지 않고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다. 모서리만 살짝 라운딩처리된 각진 외형이 딱 내 취향이기도 하고.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이 Qin 로고와 AI를 강조하기 위한 多亲AI电话(뚜어친 AI전화), 小爱同学(샤오미에서 만든 샤오아이라는 음성인식 비서)라는 문구밖에 없다. 카메라는 탑재되있지 않다.

하단에는 타입C단자와 스피커, 우측에는 심카드 트레이, 상단에는 IR센서가 탑재되있다. 3.5mm 이어폰잭은 없으며, 화면 잠금 버튼과 음량 조절 버튼은 각각 전화 끊기 버튼, 설정 메뉴로 대체된다.

체크카드와 크기 비교. 폭은 거의 체크카드의 너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손에 충분히 들어오고도 남는 아담한 사이즈며, 무게 역시 묵직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도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가볍다. 평소에 휴대폰만 들고 가볍게 외출할때 메인폰이랑 같이 들고 나가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일단 듀얼심을 지원하긴 하나 동시에 스탠바이하면 메인심만 4G신호가 잡히고 두번째 심은 자동으로 2G로 전환되버려 사실상 정상적인 듀얼심 사용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진작에 2G 서비스를 종료했고, 중국에서도 일부 대도시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추세다.)

나는 저렇게 평소에는 중국 번호를 켜놓고 있다가, 한국 번호로 인증 번호를 받을때 설정에 들어가서 활성화 상태를 바꾸는 방식으로 사용중이다. (어차피 한국번호로 중요한 문자나 전화를 받을 일이 없다. 오히려 070 전화가 더이상 오지 않아서 속 시원함.)

만약 듀얼심이 필요하지 않다면 두번째 심카드 슬롯에 SD카드 슬롯을 넣고 써도 된다. 최대 32GB까지 지원.

시스템은 안드로이드(몇몇 UX로 유추했을때 버전은 아마 4.4...)를 마개조한 Mocor라는 OS를 사용한다.

안드로이드 기반이긴 하지만 따로 앱 설치는 불가능하다. 루팅 비스무리한걸 거치면 apk파일을 설치할 수 있다고 하지만 터치스크린 지원도 안되고 이 스펙에 굳이 앱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베터리는 피처폰답게 굉장히 오래 간다. 공식 스펙 기준 대기전력이 14일 간다고. 하지만 모바일 데이터를 켜는 순간 배터리가 쭉쭉 빠져버리니 유의하자.


내장 기능

일단은 친1s+에서 가장 밀어주는 기능인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샤오아이퉁쉐(小爱同学). 얼마나 밀어주냐면 폰 이름이 대놓고 "AI전화"고, 샵(#) 버튼 길게 누르기(변경 불가)와 홈 화면에서 왼쪽 기능키 바로가기(변경 가능) 모두 샤오아이 실행으로 설정되있고, 앱 서랍 화면 기본 위치 역시 샤오아이일 정도.

하지만 아쉽게도 중국어만 지원한다. 폰 자체는 영어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피처폰에서 음성인식 비서라 사용하기 굉장히 신선하긴 한데, 굳이 메인폰에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 두고 이걸 쓸 필요까지는 없는듯.

또 다른 이색 기능으로 만능 리모콘이 있다. 과거에는 폰에 IR센서를 장착해서 리모콘 기능을 내장해주는게 대세였던 것 같은데, 요즘은 샤오미 아니면 IR센서 장착된 폰이 거의 없다. 스마트가전 사라는 상술인가.

기숙사 에어컨으로 테스트해봤는데 잘 작동한다. 이제 리모콘은 서랍 구석에다가 쳐박아도 되겠...는데 겨울이라 이제 쓸 일이 없네.

애초에 세컨드폰으로 많이들 구매할것을 염두해둔건지, 위챗 계정을 연동하여 메시지를 수/발신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핫스팟 기능을 지원해서 데이터 심카드 꽂아두고 핫스팟 머신으로 사용하는것도 가능하다. 다만 5Ghz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고, 앞서 설명했듯이 데이터를 켜면 배터리가 눈에 띄게 녹아내리기 때문에 굳이 핫스팟 전용 머신으로 구매할 필요는 없을듯.

무려 웹브라우저가 내장되있다. 물론 옛날 피처폰처럼 버튼으로 일일이 조작하는 방식은 아니고, 방향키를 누르면 마우스가 나오는데 그걸로 화면을 클릭하면 된다.

다만 화면 크기가 굉장히 작고 픽셀이 자글자글한게 보일정도로 화면 해상도가 좋지 않으므로 웹서핑 용도로는 안쓰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학교 와이파이 연결하는데 웹브라우저로 인터넷 계정 로그인하다가 화병날뻔 했다.

게임은 스네이크와 테트리스 딱 2개 내장되있다. 아주 잠깐동안만 해도 굉장히 질리기 때문에 폰 중독 예방용으로 살 계획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테트리스를 5시간 하더라고 공부는 죽어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추.

 

그 밖에 웬만한 피쳐폰에는 있을만한 기능들 (알람, 계산기, 메모...) 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겠다.


총평

피처폰답게 작고 가볍고 배터리도 오래 가면서도, 피처폰답지 않게 디자인도 굉장히 세련되고 타입C 충전 포트를 사용해서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한글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게 아마 한국에서 사용하기 가장 큰 걸림돌일듯 하다. 듀얼심도 4G+2G 조합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어서 사실상 싱글심+2번째 심카드 보관용이라는 것 역시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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