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내버스 모바일 정기권 사용실패 후기
얼마전 시내버스 안 디스플레이에서 전주시에서 시내버스 정기권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접하게 되었다. 초록창에 검색해보니 7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지하철 정기권은 많이 들어봤었는데 시내버스 정기권 도입은 전주시가 전국 최초라고 한다.
종류는 관광객을 겨냥한 1일권, 2일권과 전주 시민을 겨냥한 30일권이 있다. 전주 여행은 길어봐야 이틀이라는걸 전주시에서도 잘 아는듯
가격은 1일권 5000원, 2일권 9000원, 30일권 40000원이다. 예전 기사를 찾아보니 원래 계획은 30일권 5만원이었는데 어찌된건지 가격이 내려갔다. 저렴하면 소비자들한텐 이득인거지 뭐.
본래 전주 시내버스는 성인, 카드, 시내구간 기준 1250원+40분 내 1회 무료환승이니, 계산해보면 1일권은 하루에 버스를 5번(환승 제외) 이상, 2일권은 이틀 총 8번 이상, 30일권은 한달에 33번 이상 타면 이득인 셈. 참고로 전주 시내에서 이동할때 어디 산간지역이 아닌 이상 버스를 2번 이상 갈아타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30일권을 3만원에 파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충 7월 한달 간 버스를 25번 이상 탈 계획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근데 정식 시행은 1일인데 카드는 왜 26일부터 판매하지?)
일부 보도자료를 봤을때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 실물카드 방식도 제공된다" 이런식으로 작성한걸 보니 모바일카드가 메인이고 실물카드는 서브(?)인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실물카드는 초기 발급비용 3000원이 발생한다. 흠, 3000원을 소장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실물카드 사용자는 정기권 이득을 보려면 3번 더 타야한다는건가.
근데 실물카드가 예쁘긴 하다. 모바일 앱은 어떻게 생겼을지.
모바일카드 앱은 어디서 다운받는지, 정기권 연장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더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 페이지 "전주시내버스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 몇가지 요점만 골라본다면.
- 1인 1카드가 원칙이며 다인승 사용 불가. 일반 교통카드처럼 기사님께 "x명이요~"하고 찍는게 불가능하다는 뜻인듯.
- 모바일 정기권은 안드로이드 5.0 이상 NFC 탑재 안드로이드 폰만 사용 가능.
그니까 애플페이 한국에 언제 출시하냐고... - 플라스틱 카드 1,2일권에는 30일권 충전이 불가하다. 단 모바일 정기권은 그런 구분 없음.
- 모바일 정기권 만료 전 재연장 기능은 아직 개발중이라고 한다. 즉 당분간은 여러달치 정기권을 끊고 싶어도 30일 끊고 만료되고 30일 끊고 이런식으로 밖에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 같음.
- 실물카드 뒷면에 "전국호환"이라고 써있는데 제작 오류고 추후 삭제될거라고 한다(...) 실제로는 전주에서만 사용가능.
분명 6월 26일 출시한다고 했는데 계속 플레이스토어에 검색이 되지 않았다. 전주시내버스이야기 페북 페이지를 들어가보니 플스에 검색되지 않는 문제는 지금 해결중이고 당분간은 링크를 통해 설치해야 한다고.
pc든 모바일웹이든 본인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설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폰에 설치된다.
일단 앱 완성도는 나쁘지 않은 모양. 근데 설치된 교통카드와 충돌을 막기 위해 먼저 기본 교통카드를 설정하는 화면이 나왔는데 내가 현재 사용중인 HCE기반 모바일티머니를 인식하지 못했다. 사소한 버그인듯.
그렇게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쳐 다음단계로 들어왔으나...
......^^
이동통신망 환경이 필요하단걸 보니 HCE가 아닌 유심 기반 교통카드였다. 중국 정발폰에 KT알뜰폰 유심 끼워서 쓰는중이라 일반적인 유심 교통카드는 사용하지 못하는데, 즉 더이상 이 앱은 나한테 무용지물인 셈.
잘가~
노선도 그지같고 배차간격도 그지같고 (위 두가지는 그나마 2021년 버스개편때 개선된다고 한다. 지간선제를 도입하는것 같은데 효과가 기대된다.) 기사들 운전실력도 그지같은 전주 시내버스의 고질적 문제 해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아무리 허접해도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이동을 담당해주는 중요한 교통수단인 만큼 이번 정기권 출시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것으로 예상되고, 무엇보다 전국 최초 시내버스 정기권이라는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관광객과 전주시민 뿐만 아니라, 하루 날 잡고 원없이 버스투어하고 싶은데 경제적인 부담이 커서 못해본 버스덕후들에게도 좋은 소식인 것 같다. 전주버스가 뭐 덕질할게 있나 싶지만.
하지만 모바일카드의 경우 유심 기반 교통카드라는게...폰 통신사랑 실사용 통신사가 다른 사용자들, 나처럼 외산폰 쓰는 사람들은 못쓴다는게 상당히 아쉬웠다. "그 질병"이 유행하기 전 전주에도 나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는데, 추후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모바일 교통카드가 출시됐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