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강 타노스급이라는 노트 앱 노션(Notion) 사용기 - 보름 실사용 후기
저번 글 읽기: 현존 최강 타노스급이라는 노트 앱 노션(Notion) 사용기 - Database편
한달 넘게 노션을 주력 노트 앱으로 사용해본 소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주제는 "과연 정말 소문대로 이세상 모든 노트 앱들을 씹어먹는 수준으로 좋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했던 그 이상으로 기능이 다양했기 때문에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고 심지어는 타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하는게 가능한건 사실이나
실사용시에는 불편한점이 그래도 일부 존재했기 때문에
남들이 말하는것처럼 내 두뇌를 죄다 노션 서버에 맡기는 수준까진 아니었다.
1. 노트로써의 활용성
노션을 접해보기 전 사용하던 노트나 기록용 앱을 정리해보자면
- 구글 킵 (와이파이 비밀번호 등 간단한 메모)
- 윈도우10 내장 스티키노트 (이번학기 강의 평점방식 정리)
- 구글 캘린더 (일정관리)
- 마이크로소프트 투두 (투두리스트)
-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 (스크랩북 & 강의 노트)
- Spendee (가계부)
정도가 있다. 나름 파편화가 심한 상태.
노션을 접한 이후, 곳곳에 흩어진 내 기록들 모두가 노션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었을까?
1. 구글 킵 - 성공!
Database를 추가해서 Gallery 뷰로 설정해놓으면 Keep과 거의 판박이 수준.
"저번 여름방학 여행 가방 내용물 리스트" (이런거 메모 안해두면 나중에 뭔가 빠뜨린거 있을까봐 불안하다. ENFJ 종특?) 처럼 한번 쓰고 말건데 삭제하기도 애매한거는
아무 이름의 태그를 하나 생성해서 Firter에 "Where tags does not contain (태그)"를 설정하면
구글 킵스의 "보관함" 기능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2. 스티키 노트 - 성공!
역시 완벽하다. 아니 스티키 노트보다 기능이 다양해서 편하다.
기존에 스티키 노트였으면 저렇게 직관적이지 못하게 한줄에다가 시험 방식, 비중을 다 적어야했으나,
노션에선 데이터베이스의 테이블 기능으로 보기 좋게 정리가 가능하다.
태그를 이용하여 수업 유형 (전공 필수, 교양 등), 어떠한 방식으로 평가하는지 직관적이게 알 수 있으며,
과목별로 페이지를 생성하여 Syllabus를 복붙하여 그대로 보관할 수 있으니
더이상 필기가 필요없는 수업(예: 체육, 교과서 위주 수업)에 굳이 Syllabus 하나 넣을 용도로 섹션을 생성할 귀찮음이 없어졌다.
3. 구글 캘린더 - ㄴㄴ...
비록 Database에 Calendar 기능이 있으나
이는 말 그대로 협력이나 프로젝트 관리에 유용한 "Database의 표시방식"일 뿐
개인 일정관리를 죄다 노션의 캘린더에 맡기기에는 다소 무리다.
예를 들면 휴대폰 내장 캘린더 앱에 동기화가 불가능하여 일정 확인을 하려면 일일이 노션을 켜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알림 기능, 태그, 참가 인원, 있을건 다 있어보이지만 써보면 애매하게 기능이 빈약하다는게 느껴질거다.
4. 마이크로소프트 투두 - 일부 일정관리는 노션으로 이동했으나 완전 대체는 실패.
예를 들면 포스팅 소재 관리처럼 부수적인 태그나 메모를 많이 첨부해야하는데는 투두보다 노션이 적합하나
속도가 생명인 개인 투두리스트로 사용하기엔 노션의 구동속도가 워낙에 느려서 포기.
5. 원노트 - 스크랩북은 성공, 강의 노트는 실패.
의외로 노션의 스크랩 기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원노트는 레이아웃이 깨지기 일쑤인데 노션은 깔끔하게 스크랩된다.
또한 템플릿 기능 덕분에 항상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이었던 독서 리스트와 나중에 볼 영화 리스트도 노션으로 만들었다.
의외의 획득.
다만 강의 노트는 4학기동안 필기한 내용이 워낙에 많기도 하고
사용 편의성이나 자유도, pdf 첨부 능력에선 역시 원노트만한게 없더라.
그래서 원노트는 순전히 강의 노트용으로 사용하기로.
(근데 얼마전에 노션이 수식 첨부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더라. 강의용으로 쓰는게 완전히 불가능하진 않을듯.)
6. 스펜디 - 시도도 안해봤음.
애초에 인터넷에 노션을 가계부로 쓰는 사례도 보이지 않고,
데이터 정리가 주 기능인 노션의 "테이블"은 계산이 주 기능인 엑셀의 "스프레드시트"와 현저히 기능이 다르기때문에.
(물론 여러 복잡한 함수를 사용하면 테이블을 엑셀처럼 사용하는것도 가능한듯 하긴 한데...
복잡하다. 차라리 가계부 전용 앱이 직관적이지.)
2. 단점
최악의 단점을 꼽자면 로딩 속도가 느리다. 매우 많이.
노트라는건 다양한 기능이나 저장 능력 외에도 생각나는걸 그때그때 작성해주는, 즉 "구동 속도" 역시 상당히 중요한데, 이 점에서 노션은 불합격이다.
아날로그 노트로 비유하자면 구글 킵은 주머니 속 수첩, 노션은 가방 맨 안주머니에 쳐박아둔 대용량 스프링 노트인 셈.
때문에 바로 열고 바로 확인하거나 작성하는게 생명인, 예를들어 투두리스트나 아이디어 노트로 사용하는건 거의 불가능.
또다른 단점으로는 모바일에서의 사용성.
분명 디자인 요소는 다 똑같은데, PC에선 예쁜 UI가 안드로이드 앱에선 심하게 구려보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흔한 카멜레온 상단바마저 적용되지 않았을정도로 구렸는데, 그나마 이건 지금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 효과가 아이폰에서 그대로 가져온것마냥 부자연스러운 등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여전한 느린 로딩 속도...PC 프로그램 구동 속도는 그나마 참을만 한데, 모바일에서도 이러니 참으로 답답하다.
이건 아무래도 기술적인 문제라 완전히 해결하긴 힘들듯.
마지막으로 한 몇주전에 노션이 중국에서 블락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금은 해제된 모양인데...그래도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