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판매 플랫폼 비교: 검로드(Gumroad) vs 크티(CTEE)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안쓰는 이유
굿노트, PPT 템플릿 등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분들 상당수가 판매 플랫폼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선택한다. 가입 과정이 간단하고,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하며, 무엇보다 국내 최대 검색엔진인 네이버에서 운영하다보니 접근성과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들 때문에 많이들 쓰는듯.
하지만 나는 노션 템플릿 판매를 시작했을때 스마트스토어는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스마트스토어는 주로 실물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인 만큼, 디지털 템플릿 판매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판매자 입장에서 제일 크게 와닿는 불편함은 바로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수동으로 구매자에게 파일을 보내야 한다는 점.
- 판매자 정보에 내 실명, 집주소 (따로 사무실이 있는게 아닌 이상),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되는게 매우 꺼려졌다.
그래서 ①결제 즉시 디지털 상품이 구매자에게 자동으로 발송되는 시스템이 있고, ②월 정기 이용료가 없고, ③판매 수수료가 합리적인 디지털 콘텐츠 판매 플랫폼을 찾다가, 해외 플랫폼인 검로드(Gumroad)와 국내 플랫폼인 크티(Ctee)를 접하게 되었고, 각자 특장점과 단점이 워낙 명확해서 어느 한쪽만 택하기가 어려워 결국 두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중이다.
스토어 메인 페이지 비교
검로드는 상품 진열과 검색에만 집중해서 미니멀하고, 크티는 상품 외에 후원, 페이지 공유, SNS 링크 등 다양한 메뉴들이 나열되있어 실용적이다. 개인적으로는 검로드의 디자인이 조금 더 마음에 들지만 그렇다고 크티가 별로라는건 절대 아님.
여러분들이 직접 각 플랫폼 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는게 더 빠를테니 여기서 더 자세한 설명은 패스한다.
상품 등록 과정 & 가격 설정 방식 비교
얼핏 보면 검로드에서 지원하는 상품 종류가 더 많아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일반 디지털 콘텐츠를 제외한 제품 유형들 대부분 (국내 한정으로) 인지도가 높은 대체 플랫폼들이 존재하는데다, 일부는 그냥 디지털 콘텐츠의 특수한 유형일 뿐이라 별 의미는 없어보인다.
반면 크티는 맞춤형과 완성형 콘텐츠상품 두 종류만 지원하는데, 비록 종류는 적지만 검로드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맞춤형 콘텐츠 판매를 지원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검로드의 상품 정보 페이지는 상품 설명, 썸네일은 물론이고 링크 커스터마이징, 구매 안내 문구, 상품 상세정보, 상품 버전 추가 등등 여러가지 항목들을 매우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다.
크티는 검로드만큼 세세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썸네일 설정, 판매자 인사말 등 있을법한 기능들은 다 들어있다.
상품 업로드의 경우 크티는 단순히 첨부파일 업로드만 가능하지만, 검로드는 파일 업로드 외에 링크만 첨부하거나, 아예 구매완료 페이지를 직접 만드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PDF형식의 굿노트 템플릿이라면 모를까, 노션 템플릿은 링크 형식으로 배포를 해야하는데 크티에서 판매하기 위해선 번거롭게 따로 영수증 페이지를 제작해야 하는 반면 검로드는 링크만 딱 첨부하면 되서 더 간편하다.
상품 가격 설정의 경우, 검로드는 달러는 물론 원화와 엔화, 파운드, 유로 등 전세계의 다양한 화폐로 표시하는걸 지원한다. 허나 "표시"만 다국 통화를 지원하지 결제 단계로 들어가면 실시간 환율이 적용되서 달러로 환전 후 결제된다는거.
상품의 금액은 고정할 수도 있고, 최소 금액만 설정한 다음 구매자가 원하는 액수를 직접 입력하여 실제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에 결제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또한 오른쪽 사진과 같이 프로모션 코드를 발행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크티는 상품 가격의 통화를 원화로만 설정할 수 있으며, 구매자가 통화를 달러로 설정했다면 실시간 환율로 자동 변환되어 표기되며 원화 수익과 별도로 정산된다고 한다.
구매자가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여 결제하는 기능은 없지만 대신 3000원 단위로 후원하는 기능이 존재하고, 프로모션 코드 기능이 없는 대신 미리 설정한 시작일과 종료일 사이에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지원하는 결제수단 & 결제 과정 비교
두 플랫폼의 장단점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은 아마도 결제 과정이 아닐까 싶다.
검로드는 회원가입 없이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상술했듯이 상품이 원화로 표시되있어도 결제 단계에서 달러로 자동 환전되어 결제, 즉 무조건 해외결제라는 큰 단점이 있다. 구매자가 해외결제 수수료를 부담해야하고, 만약 국내전용 카드밖에 없으면 결제가 아예 불가능한것이다.
반면 크티는 국내 플랫폼인 만큼 카카오페이까지 지원해 결제가 간편하고, 표시 통화를 달러로 설정하면 페이팔로 결제도 가능해서 검로드의 상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품을 구매하려면 회원가입이 필수인데, 사소한 번거로움이지만 어쩌면 구매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수익 비교 (수수료 & 정산 주기)
검로드와 크티의 공통점은 정기 플랫폼 이용료가 없다. 판매 수익의 일부를 떼가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징수하기 때문에, 많이 벌면 그만큼 수수료가 많이 나가더라도 최소한 적자는 절대 나지 않는다.
검로드는 판매 수익의 10%를 플랫폼 수수료로 부과하며, 추가로 2.9%+30센트의 카드 수수료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수익 몇 퍼센트에 추가로 몇 센트를 부과하는 방식이라 상품 당 가격이 너무 낮으면 손해가 크고 묶어서 비싸게 팔아야 이득인 이상한 구조였는데, 올해 1월 말에 현행 수수료 체계로 바뀐걸로 안다.)
구글 애드센스의 정산 기준액이 100달러인것처럼, 검로드는 매출액을 10달러(수수료 차감 후)까지 채워야만 정산이 진행된다. 정산 시기 계산법은 좀 복잡한데, 내가 잘못 이해한게 아니라면 기준액을 채운 날에서 2번째로 다가오는 금요일, 금요일에 발생한 수익은 바로 다음주 금요일에 합산하여 정산된다. 복잡하니까 그냥 "때가 되면 돈이 들어온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수익을 페이팔 대신 통장에 다이렉트로 꽂아주는걸 지원하는데, 이 경우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로 입금해주므로 정산 정보에서 반드시 일반 입출금 계좌번호를 입력해야한다!! 외화통장 계좌번호 입력하면 큰일난다!!! (본인 경험담임...ㅎ)
크티의 경우, 상품 판매에 대해서는 플랫폼 수수료 11.5%, 카드결제 수수료 3.5%를 부과하고, 후원금은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안챙기는 대신 카드 수수료는 그대로 빠져나간다. 검로드에 비해 다소 높은 편.
하지만 최소 정산 기준액이 없고, 매달 1~15일에 발생한 매출액은 다음 달 1일(휴일이면 다음 평일), 16~30일/31일의 매출액은 다음 달 16일에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으로 정산 주기가 길지만 깔끔하다. 즉 검로드는 매출액을 10달러까지 채우지 못하면 수익이 절대 현금화되지 않는 반면, 크티는 10원을 벌었든 100만원을 벌었든 무조건 매달 2번 그동안의 수익을 정산하고 입금해준다.
만약 자신이 매출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거나, 콘텐츠 판매를 소소한 부업으로만 여기지 큰 수익을 벌어들일 계획까진 없다면, 개인적으로 검로드보다는 크티를 더 추천한다.
검로드의 특징: 워크플로우, 애널리틱스, 추천인 제도
기본적인 콘텐츠 판매 외에 여러 부수적인 기능들은 수량과 실용성 모두 검로드의 압승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아직 일일이 제대로 마스터하지는 못한 관계로 본문에서는 간략하게만 다뤄본다.
대시보드 왼쪽에 보면 Post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는 게시글을 스토어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제품을 구매했던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기능이다. 지원하는 필터 규칙이 매우 다양한데, 모든 사람한테 보낼수도 있고, 특정 제품을 구입했던/구입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만 보낼수도 있고, 특정 기간에 다운받은 사람들한테만 보낼수도 있다.
아니면 구매한 사람들에게 정해진 타이밍에 자동으로 메일을 전송하는 워크플로우 기능도 있다. 구매 즉시 사용법과 관련된 메일을 보낸다거나, 구매 일주일 후 피드백을 수집하는 메일을 자동으로 보낸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자체 애널리틱스 기능이 상당히 잘 되어있는데, 언제 얼마나 팔렸고, 어떤 사이트에서 유입되었고, 어느 지역의 사용자들이 방문했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역시 내 유입 대부분은 블로그에서 이뤄지는구만.)
어필리에이트는 얼마전에 새로 알게 된 기능인데, 대시보드 왼쪽 맨 하단 닉네임을 누르면 나오는 메뉴에 숨어있어 찾기가 좀 어렵다.
쉽게 생각하자면 쿠팡 파트너스랑 비슷한건데, 다른 검로드 사용자가 내 고유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공유받은 후, 그 링크로 나 대신 제품들을 홍보해주고 실제 판매 수익이 발생한다면 그 사람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상단 Add affiliate 버튼을 눌러 상대방의 노션 계정을 입력하여 어필리에이트를 추가할 수도 있고(=제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주세요!),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뿌려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어필리에이트 신청을 받을수도 있다(=제 어필리에이트 하실분?).
크티의 특징: 포스팅, 팬 이벤트 개최, 광고 진행
크티에도 검로드에는 없는 독특한 기능들이 여럿 있어, 플랫폼 운영 목적에 따라 어쩌면 크티가 더 유용할수도 있다.
검로드와 마찬가지로 포스트를 작성하여 홈페이지에 등록하거나 구매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기능이 있다 (메일 발송은 월 3회로 제한). 검로드만큼 전송 범위를 설정한다던가 세세한 옵션은 없지만 그래도 있을법한 기능들은 다 들어있다.
크티는 단순히 "디지털 콘텐츠 판매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크리에이터의 창작 활동 홈페이지"를 포지션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상점 외에 팬이벤트 신청도 지원한다. 팬미팅/사인회/공연/비대면 이벤트 등 다양한 형식을 지원하는데, 인플루언서가 아닌 나는 딱히 쓸 일이 없는 기능이긴 하다.
마지막으로 광고 진행 기능도 있는데, 크리에이터와 광고할 업체를 연결해주는 기능인것 같다. 딱히 무슨 기능인지 설명이 전혀 없어서 좀 아쉽다.
장단점 총정리
검로드 | 크티 | |
지원하는 상품 유형 | 완성된 디지털 콘텐츠, 뉴스레터, 팟캐스트, 후원금, 실물 상품 등등 | 디지털 콘텐츠 (완성형 or 맞춤 제작) |
상품 첨부 방식 | 에디터, 링크, 첨부파일 | 첨부파일 |
가격 설정 방식 | 고정 금액 or 구매자가 원하는 금액 입력 여러 통화 표시 지원 (단 결제는 달러로 진행) |
고정 금액 원화, 달러 설정 가능 (따로 정산됨) |
프로모션 기능 | 프로모션 코드 생성 | 기간 한정 할인 |
후원 기능 | X (대신 구매자가 원하는 금액 입력 가능) | O (고정 단위 3천원) |
회원가입 없이 구매 | O | X |
지원하는 결제 방식 | 카드, 페이팔 (달러) | 카드, 카카오페이 (원화) 페이팔 (달러) |
수수료 | 플랫폼 10% + 카드결제 2.9% + 30¢ | 플랫폼 11.5% + 카드결제 3.5% |
정산 주기 | 수익이 발생한 다음주 금요일 (최소 금액 $10) | 매월 2회 (최소 금액 제한 없음) |
부가기능 특징 요약 | 판매 데이터 분석 및 고객 관리에 집중 | 크리에이터의 "보조 플랫폼"으로 활용 |
검로드는 기본적인 상품 등록은 물론이고 애널리틱스나 워크플로우같은 고급 기능이 다양해서 잘 활용한다면 스토어 운영이 한결 수월해지지만, 달러 결제만 지원하고 정산 주기가 다소 길어 초보자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크티는 국내 플랫폼인 만큼 현지화가 잘 되있고, 최소 정산 금액이란게 존재하지 않아 아무리 적게 벌어도 매달 두 번 수입이 통장에 들어온다. 하지만 검로드에 비해 부가기능이 부족한게 많아 두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아쉬움을 느낄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