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스캔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스캐너 앱 vFlat
우리가 아이패드병에 걸리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로 "무거운 전공책을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져서"가 있다. 하지만 막상 아이패드를 사고 나면 PDF로 된 교재를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종이책을 스캔하여 전자책으로 저장하는 방법이 있는데 (순전히 개인 소장 목적으로 책을 스캔하는건 불법이 아님), 책 몇 권 스캔하자고 수십만원에 달하는 스캐너를 사는건 상당히 부담스럽고, 매번 전자책을 만들때마다 북스캔 업체를 찾아가는것도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게 공부하려고 산 아이패드가 넷플릭스 머신으로 전락...하기 전에, 스마트폰을 공짜 비파괴 스캐너로 만들어주는 vFlat이라는 개쩌는 스캐너 앱을 한번 사용해보자.
그냥 스캐너 앱이랑 뭐가 다른데?
다르다. 매우 다르다. 일반적인 스캐너 앱이나 일부 스마트폰 카메라의 내장 스캐너 기능은 낱장으로 된 문서나 화이트보드처럼 평평하지가 않으면 최적의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운 반면, vFlat은 책처럼 휘어진 종이도 자동으로 굴곡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 (vFlat이라는 이름답게) 깔끔하게 펴준다.
vFlat에서 책을 스캔한 모습. 두꺼운 자격증 수험서라 굴곡이 심하지만 어플에서 휘어진 부분을 제대로 인식해서 스캔 결과물에는 평평한 종이를 스캔한듯 왜곡이 거의 없다.
반면 모바일 오피스 어플 내장 스캐너 기능은 굴곡을 인식하지 못해 종이의 휘어진 부분과 글자 왜곡이 그대로 스캔된다.
종이의 휘어짐을 제대로 인식하는것 외에 북스캔에 특화된 기능들이 여럿 존재한다. 첫번째는 두 페이지를 동시에 스캔하는 기능인데, 한 페이지씩 스캔하는것에 비해 스캔 화질은 아주 미묘하게 떨어지긴 하지만 스캔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진다.
두번째는 스캔 결과물에서 손가락을 지워주는 기능이다. 책을 스캔할때는 손가락을 책 가장자리에 누른채 스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능을 켜면 손가락을 자동으로 지워준다. 다만 아직 베타 기능이라 완벽하게 작동하진 않는데, 특히 두 손가락으로 누른 상태는 잘 인식이 되지 않는듯 했다.
폴더 관리 & PDF 생성
vFlat이 마음에 드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폴더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메인 화면 셔터 버튼 오른쪽의 "라이브러리"에 들어가면 이전에 스캔했던 스캔본들을 관리하는 창이 뜨는데, 여기서 새 폴더를 생성하여 파일들을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메인 화면 왼쪽의 폴더명을 누르면 스캔 후 어느 폴더에 자동으로 저장할지 설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
폴더를 나눠서 보관하면 좋은게, 스캔본을 다 만들고 PDF 파일을 생성할때 스캔본을 일일이 선택할 번거로움 없이 바로 전체선택하여 PDF파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텍스트 인식 (OCR)
단순 스캔 뿐만 아니라 페이지 내 텍스트를 인식하는 기능도 있는데, 텍스트 배열이 복잡한 자격증 수험서임에도 거의 대부분 정확하게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한자까지!). 소설책처럼 텍스트 배치가 단순한 책이라면 아마 인식 효과가 더 좋을듯.
다만 스캔 기능은 무료인것과 다르게 OCR은 매일 100장 무료, 그 이상은 추가로 인식권을 구매하거나 월 구독권을 구독해야하는 유료 기능이다. 그래도 강제 인앱광고도 없고 매일 무료로 100장이나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정도 가격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쪼오끔 아쉬운 부분
굳이 억지로 단점을 하나 꼽자면, 아무래도 대부분 책들은 가로로 넘기는 형식이다 보니 위로 넘기는 방식의 책은 위/아래 페이지랑 한꺼번에 잡히는 등 페이지의 경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다음 업데이트때 관련 기능을 추가했으면 하는...건 너무 욕심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