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순펑택배 (SF Express, 顺丰速运) 받아본 후기
졸업식 1달 전에 한국으로 도망쳐나온 탓에 졸업장을 직접 받지 못했다. 그래서 북경에 있는 믿을만한 친구에게 대리수령이랑 한국으로 보내는걸 부탁했다. (곧 한국으로 들어오는 친구한테 핸드캐리를 부탁해도 됐었지만 시간이 안맞아서 그냥 다른 친구한테 택배로 보내달라고 했다.)
순펑택배/순풍택는 중국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그리고 그만큼 비싼) 프리미엄 택배 회사로 유명하다. 중요한 서류나 물건을 보낼때 EMS보다 더 우선 고려될 정도 (오히려 EMS는 느려 터진걸로 악명이 높아서 다들 기피한다). 국제배송 서비스 역시 배송이 빠른걸로 유명한데, 전에 한국에 있는 친구 대신 복학서류를 떼서 순풍으로 보내고 나흘만에 도착했던적이 있다.
그래도 중국의 대학 졸업장은 재발급이 절대 불가능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물건인 만큼 DHL같은 좀 더 믿음직한 업체로 배송해달라고 하려고 했으나... 맙소사, 교내 택배 지점에 있는 DHL은 반드시 배송인의 중국 공민 신분증 번호가 필요하단다 (친구 역시 유학생이었음). 그래서 그냥 여권번호로도 배송이 가능한 바로 옆 창구의 순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순펑의 국제배송 서비스는 분실/파손시 배상 관련 정책이 다소 불리하다고 하여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한번 직접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잘 배송될거라고 믿었다.
SF로 시작하는 운송장 번호를 받았다면 순펑택배 홈페이지, 혹은 위챗을 이용한다면 순풍택배 위챗 미니프로그램(위챗에서 顺丰速运 검색) 에서 가능하다.
미니프로그램을 중국 국내에서 배송할때 사용해봤다면 등록된 휴대폰 번호로 자동 조회하는 기능이 있다는걸 알텐데, 이번 택배의 경우 수취인 정보가 한국 번호라서 자동 조회가 안되고 수동으로 검색할때마다 휴대폰 뒤 4자리를 입력해야하는 사소한 불편함이 있었다.
배송 조회 페이지. 중국 내에서는 어딨는지 잘 뜨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면 인천공항 물류센터를 떠난 순간 모든 경유지가 KR로 퉁쳐진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어디 엉뚱한데 갈까봐 불안했음.
원래는 7월 4일에 보내서 9일 12시 이전 도착 예정이라고 했는데, 8일 아침에 배송예정 알림톡이 왔다 (원래 순펑은 웬만하면 예정 배송일보다 하루 일찍 왔었다). 일양로지스는 평소엔 존재감이 없지만 미국 비자업무와 DHL, UPS 위탁배송으로 유명한 회산데, 순펑택배의 국내 배송 역시 일양로지스가 담당하나보다.
워낙 중요한 물건이다보니 위탁장소를 대면배송으로 신청했고, 오후 1시쯤에 기사님께서 전화로 집에 있는지 확인하셨고, 얼마 있다가 집에 도착하여 직접 이름을 확인하시고 내게 물건을 건네주셨다.
비행기 타고 온 물건이다보니 겉포장이 찌그러지긴 했지만, 친구가 보낼때 안에 완충제를 빵빵히 넣어달라고 부탁한 덕분에 물건은 아무 문제 없이 도착했다.
다른 택배사로 같은 부피/무게의 물건을 부쳐본적이 없어서 속도와 가격을 비교해보지는 못했지만, 일단 가격도 예산범위 내였고, 급한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나흘만에 빨리 도착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문서같은 부피가 작고 급하게 받아야하는 물건을 중국으로 보내거나 중국에서 받을때도 아마 순펑택배를 이용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