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대학원 준비

중국 석사 준비/칭화대 - 2022년도 대학원 유학생 입학요강

Hexagon_ 2021. 10. 15. 19:26
2021.10.12

올해 초 뒤늦게 대학원 진학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원래는 졸업하고 빨리 취직해서 돈이나 벌려고 했는데, 문과 학사학위만 갖고 취직하기 험난하다는 현실과 더불어, 4년 전 학부 입시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원하던 전공에 입학하지 못했던 한을 대학원에서라도 풀어보자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학원 희망 전공이 학부 전공과 많이 다른 탓에, 원래는 4학년동안 목표 전공 관련 수업들을 수강하면셔 교수님들과 살짜쿵 친분을 쌓아놓고 학사 졸업논문 주제를 두 전공을 융합하여 어느정도 스택을 쌓은 다음 (목표를 1년이라도 빨리 잡을걸...), 졸업 후 2년동안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천천히 대학원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 관련 블로그와 커뮤니티 글들을 보고 약간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타 전공 배경으로 대학원에 입학하기가 생각만큼 험난한가?" 라는 원초적인 의문이 그 시작점이었는데, 의외로 학부 전공과 대학원 전공이 완전히 상반되는 사례가 내 생각보다 훨씬 흔했다.

더군다나 2년동안 한국에서 대학원 걱정때문에 속을 썩이느니, 차라리 4학년동안 빡세게 대학원 준비하고 만약 합격하면 바로 입학 유예시키고 (물론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광탈하면 그때 가서 재수해도 늦지 않겠다는 마인드로 급하게 신청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신청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해놓으면 나중에 일일이 기억을 끄집어내는것 보다 신청시 주의해야하거나 참고하면 좋은 내용들을 더 자세하게 남길 수 있고, 최종 결과가 합격이든 불합격이든간에 (미래의 나 자신을 비롯해) 나중에 중국 대학원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의 대학원 신청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이상적인 목표는 영미권이지만, 비용, x로나, 언어 (본인 영어 개못함) 등 현실적인 요소를 종합 고려한 1순위 목표는 칭화대.

4년 전 학부 입시 Waitlisted→불합격의 트라우마가 마음 한 켠에 아직까지 남아있긴 했지만, 목표 전공의 세계랭킹이 칭화대가 북경대보다 살짝 우위에 있었고, 무엇보다 학부생 4년동안 북경대에서 생활하면서 또 3년을 자대에서 보내자니 뭔가 지겨운 감이 없잖아 있어 과감히 재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자대도 자대 나름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북경대 대학원이 싫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그냥 어디든 합격만 시켜주면 감지덕지)

칭화대 입학요강은 가히 "감격스러울"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친절했다.

북경대 입학요강이 "A는 A임, B는 B임"이런 느낌으로 뭔가 애매모호하고 불친절한데 비해, 칭화대는 "A는 A다. 그 중 A-1은 A-1고 A-2는 A-2며..." 이런 느낌으로 시원시원했다. 더불어 웹페이지 디자인 덕분에 가독성도 뛰어났으며, 심지어는 겨울방학 기간, 일부 국가의 학력 인증 방식 등 상세한 부언 설명까지 써 놓았을 정도로 입시처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입학하고나서도 계속 친절함을 유지할지는 미지수지만.

온라인 신청 시스템 역시 디자인부터 설명부분까지 굉장히 공들여 만든게 느껴졌다. 로그인 세션이 만료됐을때 제대로 창이 뜨지 않는다던가 첨부파일을 반드시 하나하나 업로드해야 한다던가 같은 소소한 버그가 있긴 했지만.

온 사이트가 검은색 흰색 회색 아니면 보라색밖에 없다. 이 학교 보라색에 진심인게 분명해.

 

10월 22일 업데이트: 칭화대 대학원 유학생 모집 사이트가 완전히 새 단장을 하였다. 기존의 무슨 내부 포털같이 생겨서 휑했던 신청 사이트 대신, 칭화대 소개, 각 학과 소개, 신청 방법 등 자세한 내용들이 추가되어 정보 찾기가 훨씬 더 직관적이게 되었다. 다만 중국어 사이트는 유학생 전용이 아닌 중국인 대학원 신청 정보와 통합되어있어 영어보다는 정보가 조금 부실한 느낌이 든다.

(심지어 중국어 입학요강은 통째로 날라가버렸다. 사이트가 날라간게 아니라 링크만 날라가서 의도치않게 블로그가 백업용이 되버림.)

링크: THU Graduate Admissions for International Students (tsinghua.edu.cn)

 

THU Graduate Admissions for International Students

Through this online event, you will be able to gain an insight into International Graduate Education of Tsinghua University and get all your questions towards Tsinghua’s graduate programs application answered. At the virtual open day, professors or admis

yz.tsinghua.edu.cn


신청자격이나 신청기간같은 기본적인 정보는 입학요강 원문 읽으면 되니까 제껴두고, 중요한 필수 서류들을 한번 정리해봤다.

모든 서류들은 크기를 3MB를 넘어선 안되며, JPEG, PNG, PDF 형식이 권장된다. 스캔본의 해상되는 최소 300ppi여야 하며, 카메라로 찍은 서류는 원칙상 받지 않는다! (즉 스캐너로 스캔하거나, 애초에 전자형식 파일을 준비해야함.)

택배 받는 주소나 실물서류 제출 관련 설명이 없는것으로 보아 아마 온라인으로만 제출하면 되는 듯 하다.

1. 증명사진

요구사항이 다소 까탈스럽다. JPEG형식, 흰 배경, 칼라가 있는 옷(목이랑 몸통이랑 구분이 되야 한다는 뜻인듯), 장식품X, 최소 해상도 400x600, 비율 3:4, 최대 파일 크기 1MB. 여권사진 있으면 비율에 맞게 잘라 업로드하면 되겠다.

2. 여권 정보 페이지

타 학교들과 다르게 신청 시스템에 "여권 없음" 선택사항이 없고 (이건 북경대도 있는데!), 여권 유효기간이 입학 시점 기준 6개월정도의 유효기간이 있어야한다고 하니 (즉 최소 내후년 3~4월까지는 유효해야함) 미리미리 여권을 확인해보자.

3. 자기소개서

석사 신청자는 Personal Statement (자소서라고 번역하면 맞나?), 박사 신청자는 추가로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한다.

자소서는 입학요강에 첨부되있는 지정된 양식에 작성하면 되는데, 본인의 GPA가 어떻고 과에서 몇등했고 어떤 상장을 받았고 이런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쓰는걸 원천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아예 밑에 따로 본인의 GPA, 순위, 수상 내역을 적는 칸이 선택사항으로 존재한다.

또 특이하게 마지막에 학교에서 벌점, 정학 등 처벌을 받거나, 범죄 이력이 있거나, 피고인 신분으로 소송이 진행중인지 (예?) 조사한다. 뻥 치면 입학취소된다는 어마무시한 서약서와 함께.

4. 현재까지의 성적표 및 졸업 예정 증명서

아직 졸업학년 재학생이라면 당연히 졸업증명서와 전체 성적표가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재학생은 졸업 예정 증명서와 현재까지의 성적표를 첨부하고, 최종 합격을 통보받았다면 졸업 후 보충 제출해야 정식으로 입학통지서를 받게 된다.

5. HSK 성적

구체적인 최소 요구 점수는 학과마다 제각각이므로 전공 설명 문서를 참고하자. 대체로 이공계열은 최소 4급 195점 (근데 이 점수로 대학원은 커녕 고등학교 수업도 못따라올텐데), 인문사회계열은 5급 180점, 역사나 중국문학 등 학과는 6급 200점을 요구한다.

일부 학과는 학부 전 과정을 중국어로 이수했다면 학교에서 증명을 발급해주면 면제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어차피 북경대는 필수라서 그냥 HSK를 급하게 응시했다.

6. 영어 공인시험 성적

일부 전공 (대개 전과정 영어 커리큘럼) 에 한해 영어 성적 제출이 필수다. 내가 지망하는 전공은 중국어 커리큘럼이고 중국어 성적만 요구해서 패스. 있으면 가산점이 되긴 하겠지만 지금 준비하기엔 한참 늦어버려서...

토플, 아이엘츠, 그리고 PETS라는 정체불명의 시험 점수를 제출할 수 있는데, 전국외어수평고시(全国外语水平考试, WSK)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외국어 시험이었다. 호옥시나 영어점수가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잽싸게 응시해볼까? 했지만 1년에 몇 번 없고 가장 가까운 시험은 9월에 이미 모집을 마감해서 패스.

7. 추천서 2장

준비하기 가장 막막한 부분.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신청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추천인한테 메일을 보내고 추천인이 메일의 안내에 따라 추천서를 업로드하는 방식인데, 만약 시스템 업로드가 어렵다면 신청자가 추천서를 받아와서 직접 "기타 첨부파일" 란에 첨부하는것도 가능하다.

추천인의 최소 자격으로 부교수 혹은 이에 상응하는 직위 이상의 학자(學者)나, 전공 관련 분야에 실무경험이 풍부한 인사어야 한다. 친한 교수님들이 죄다 조교수나 그 이하 직함이라면 빨리 다른 교수님들을 알아보시길.

8. 기타: 전공 지망 관련

전공 지망은 원한다면 1개만, 최대 2개까지 작성할 수 있는데, 석/박사 여부, 학과, 전공, 연구 방향 이렇게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1지망과 2지망 서로 세부 연구방향만 다르게 신청하거나 (나는 목표가 명확해서 두 지망의 전공을 일치하게 썼고 연구방향도 거의 비슷한곳으로 넣었다), 1지망은 석박사 통합과정 2지망은 석사과정 이렇게 신청해도 된다.


앞으로 준비할것들:

1. 북경대 신청 준비

2. HSK 시험 준비 (당장 다음달 초 시험을 급하게 응시했다. 가격이 무려 715.7위안 ㅎ...)

3. 자소서 준비 (글 진짜 못쓰는데 누구한테 첨삭 받아야하나...)

4. 추천서 받아오기 (저학년때 교수님들이랑 친분 좀 쌓아둘걸 땅을 치고 후회된다.)

5. 대학원 교수님들과 미리 컨택하기 (살려줘)

6. 면접준비 (아니 차라리 죽여줘)

7. 입학통지서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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