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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대학원 준비

중국 석사 준비 - 다음 생에는 자기소개서 없는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세요

by Hexagon_ 2022. 1. 5.

저번 글 보기: 중국 석사 준비 - 교수님에게 추천서 받기 a.k.a 자화자찬 대환장파티

 

중국 석사 준비 - 교수님에게 추천서 받기 a.k.a 자화자찬 대환장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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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종강이 일주일 앞당겨지는 바람에 모든 일정이 압축되버려서 정신없이 기말논문 쓰고 시험 준비하느라 이제서야 블로그를 관리할 여유가 좀 생겼다. 휴.


2021.10.?? - 2021.12.05

대학원 신청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처음에는 추천서 받는게 제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건 맨 처음 교수님과 컨택할때 그 한 순간의 두려움 뿐이지 교수님이 오케이만 하시면 그 뒤로는 교수님과 메일 주고받고 싸인받고 하면 끝이라 굉장히 순탄하다.
반면에 자기소개서는... 지속적인 고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천서는 어차피 명목상 내가 아닌 교수님이 작성하신 것인데다 정해진 틀이 어느정도 존재하고 길게 쓸 필요도 없는데 비해, 자소서는 (북경대 한정) 1500자 내외에 "왜 지금 내 자소서를 읽고있는 여러분들이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강렬하게 어필해야한다는 부담감에 구상부터 마무리까지 온몸이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저번 글에 썼던 "그나마 자기소개서라면 자서전 쓰는 기분이라도 들지" 라는 말 취소.)

언제부터 준비하기 시작한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첫번째 추천서 교수님께 연락 드릴때 쯤에 본격적으로 도대체 뭘 적어야 할지, 작성하는 팁, 기타 등등 온갖 자소서에 관한 정보들을 인터넷을 헤집듯이 찾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참고할만한 자료들을 전부 노션에 스크립하기 시작했었다.
여하튼 너무 쓰기 싫어서 빌드업만 거의 몇 날 며칠을 하다가 10월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고 나서야 간신히 첫 문장을 쓸 용기가 생겨났다.


1. 요구사항 분석하기

일단 두 학교의 입학요강, 자소서 템플릿에 써있는 자기소개서 내용 요구사항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자.

[북경대]
입학요강: 신청하는 프로그램의 수강 언어로 본인의 학술적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시고, 대학원 과정에서의 연구계획을 중점적으로 설명하시오. 석사 과정은 1500자, 박사 과정은 3000자 내외로 작성하시오.
(请用报考项目的授课语言简要介绍个人学术背景并重点介绍攻读研究生期间的研究计划等,硕士1500字左右,博士3000字左右)

자소서 템플릿(중국어 과정): 학술적 배경, 신청하는 전공과 관련된 연구, 실무 경력 및 성과, 대학원 과정에서의 학업과 연구계획, 그리고 졸업 후의 발전 목표 등 측면의 내용에 대해 소개하세요. 중국어로 작성해야하며, 따로 페이지를 첨부해도 됩니다.
(请从学术背景、与申请专业有关的研究工作经历及成果、攻读研究生阶段的学习和研究计划以及毕业后的发展目标等几个方面进行陈述,用中文撰写,可以加附页。)

[칭화대]
아래의 내용을 제공하는것을 추천합니다: 관련 전공 혹은 연구 배경/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이유/대학원 과정에서의 학업과 연구계획/대학원 졸업 후 취업 목표 등.
(建议可提供以下内容:相关专业或研究背景/报考该项目的理由/攻读研究生阶段的学习和研究计划/研究生毕业后的就业目标等。)

학술적 배경, 지원 동기, 연구계획, 관련 실무경력 및 성과, 졸업 후의 목표. 모두 자소서 필수 요소들로 딱히 중요한건 없다.

비록 칭화대 입학요강에는 "석사 신청자는 자소서만 제출하면 되며, 박사 신청자는 추가로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한다" 라고 쓰여있어 석사 신청에는 연구 내용에 대한 계획이 없어도 될거라는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자소서 템플릿 상단의 작성 가이드에는 본인의 학업과 연구계획을 간단히 언급하라고 되있다. (연구계획서가 필요 없다고 했지 연구계획이 필요 없다고는 안함.)

즉, 만약 지망 전공이 같다면 학교 이름만 바꿔서 복붙해서 제출해도 상관 없다.


2. 구조 세우기

일단 나는 가장 큰 특징으로 대학원 신청 전공과 학부 전공이 다르다보니, "내가 왜 이 전공을 택했고 남들에 비해 왜 뒤쳐지지 않는지"를 중점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어 대략 아래와 같이 구성했다.

1. 목표 전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2. 현재 전공과 목표 전공의 접점
3. 연구 계획 (학부 전공과 접목하여, 대강 어떠한 방향들을 염두해두고 있는지?)
4. 졸업 후 전망, 포부
5. 마지막으로 짤막한 인삿말

다만 유학 자소서에 웬만해선 들어가는 "왜 우리학교로 유학오는걸 택했는지" 파트는 "거의 인생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활하다보니 생활환경이나 언어가 익숙해서...? 중국 최고의 대학이니까......?" 라고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내가 생각하는 지원학교의 장점만 간략하게 언급하고 과감하게 빼버렸다. 직전 학력을 한국이나 제3국에서 마쳤다면 비중있게 다룰만 하겠지만 나는 유학에 별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없는 관계로.


그 외 굳이 적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들:
1. 자기소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 내 이름이 무엇이며 국적은 어디고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나왔는지는 어차피 신청 접수할때 기본정보 적는 부분에 다 적었으므로, 굳이 자기소개서에도 중복해서 비중있게 적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부시절에 어떤 공부를 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한 줄로 간단히 언급하긴 했다.

2. GPA와 수상경력 - 칭화대의 경우 자소서 양식에 따로 GPA와 수여받은 상장을 기재하는 부분이 있고, 북경대의 경우 선택사항으로 CV를 제출할 수 있다. 즉 이는 자소서에 쓰면 역시 중복되는 내용이므로 빼도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청하는 전공과 연계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자소서에 본인의 경력과 잘 녹여서 어필하는게 좋지만, 단순히 학업우수 장학금 같은거라면 글쎄.


3. 내용 채우기

(아직 합격을 한것도 아니고, 내 신청 배경이 워낙 특이한 케이스다보니 보편적인 참고가치가 있을것 같지는 않은 관계로 자소서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겠다.)

 

지원 동기: 고등학교때 우연의 계기로 해당 전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여러 관련 서적들과 강연들을 보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했는데,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 (사실은 "북경대에 해당 전공이 있는지 몰라서+알았어도 컷트라인에 도달하지 못할까봐 두려웠을게 분명해서" 였지만, 솔직하게 적기에는 너무 TMI라서 그냥 "여러가지 사정"이라고 얼머부렸다.) 으로 인해 지금의 학과로 오게 되었고, 비록 지금의 전공 역시 적성에 맞았지만 졸업을 1년 앞두고 "3년 전의 꿈을 대학원에서라도 이뤄보자!"라는 마인드로 신청하게 되었다, 대충 이러한 내용이었다. 물론 아예 관련 전공 배경이 없어보이면 안되니 중간중간에 어떠한 관련 활동들을 했고, 어떤 공부를 했는지도 적어넣었다.

 

연구 계획과 졸업 후 전망: 대학원 생활에 대해 너무 뜬구름만 잡는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미리 관련 분야의 학술지를 읽어보면서 최근 연구 동향이 어떻게 되는지를 대강 파악하고 관심 분야를 정해서 구체적이게 서술하였다. 또한 학부 졸업논문의 경우 무슨무슨 주제로 해당 전공과 접목하여 작성할 계획이라는 점 역시 어필해줬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대학원 면접 전 "본인의 학술 연구능력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첨부해서 보내줘도 되는데 학부 졸업논문 역시 가능하다고 한다. 즉 졸업논문 역시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는거.)

마지막에는 나중에 박사학위를 따든 석사로 끝내든 최종 목표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전공분야 지식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을 하는 것" 이라고 적었는데, 이 부분은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추상적이게 쓴 듯 하다. 흠.


4. 무한 퇴고

첫번째 버전, 즉 초고를 다 적은 다음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분명 앞뒤 문맥이 맞지 않거나 표현이 어색한 부분이 속속 보일것이므로 (자소서의 신이 아닌 이상) 퇴고 과정은 무조건 필수다.

제출기한 하루를 앞두고 초고를 완성한게 아닌 이상 (누가 미쳤다고 그런짓을), 무작정 다 쓰자마자 당장 퇴고할 필요는 없고, 어느정도 텀을 주면서 머리를 식혀준 다음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여러차례 퇴고하면 효과가 더 좋다. 나는 일단 첫 버전을 다 쓰고 거의 12월 초까지 과제랑 시험준비하느라 바빠 죽을 지경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신청 마감기한을 대략 5일 정도 앞두고 퇴고를 수차례 한 다음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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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석사 준비 - 면접 준비할 시간을 3개월이나 줬는데 왜 3주밖에 준비하지 않은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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